불황 녹이는 ‘따뜻한 손’… 2011년 기부 액수·참여율, 2년전보다 모두 증가

입력 2012-11-04 19:13


장기불황의 여파 속에서도 매년 국내 기부 액수와 참여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이 최근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29명을 일대일 면접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국민 1인당 연평균 기부금액은 21만9000원으로 2009년(18만2000원)보다 약 20% 증가했다. 기부 참여율 역시 57.5%로 2009년 조사(55.7%) 때보다 소폭 상승했다. 정기적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비율은 2009년 24.2%에서 지난해 31.7%로 증가했다.

특히 종교인들의 기부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종교인의 기부참여율은 76.7%로 비종교인(51.8%)에 비해 약 1.5배 높았고, 평균 기부금액도 종교인이 31만6697원으로 비종교인(6만2689원)보다 5배가량 많았다. 기부 참여가 높은 연령대는 40대였고,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 자영업자의 기부 참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 이유는 ‘동정심 때문’이라는 응답(복수응답 포함)이 62.1%로 가장 높았고, ‘사회적 책임감 때문’이라는 응답(59.4%)이 뒤를 이었다. 기부금이 사용되길 바라는 곳은 의료나 교육, 노인 등과 관련된 분야는 물론 국제문제 관련 분야도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강철희 교수는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기부의 이유는 ‘불쌍하다’는 감정이 많이 작용하고 있지만 기부 동기가 개인감정에서 점차 사회적 인식으로 발전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의 기부 순위는 상승했다. 아름다운재단 관계자는 “영국의 자선원조재단(CAF)이 전 세계 153개국을 대상으로 나라별 1000명(15세 이상)씩 조사한 국제 기부통계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기부지수가 2010년 81위에서 2011년 57위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105위, 중국은 140위를 기록했다.

국내 기부 시장 규모도 매년 커지고 있다. 국세청의 ‘2011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연도별 소득공제대상 기부금 규모는 2001년 4조6700억원에서 2005년 7조1000억원, 2010년 10조30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국세청에 보고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 기부시장 규모가 10조원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원윤희 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한국의 기부문화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고, 다양한 영역에 걸쳐 일상적으로 기부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