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文 “유리한 방식 고집 안해”… “원칙이라도 합의하자” 압박
입력 2012-11-04 21:35
재촉하는 文… 뜸만 들이는 安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4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우리가 단일화할 것이라는 원칙, 힘을 합쳐 함께 대선에 임할 것이라는 원칙만큼은 하루빨리 합의해 국민에게 제시하자”며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촉구했다.
문 후보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중앙 및 수도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인사말에서 “선거를 45일 앞두고 있고, 후보 등록일은 20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국민들은 정말 단일화가 될 것인가를 걱정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단일화의 시기와 방법을 합의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저에게 유리한 시기와 방법을 고집하지 않겠다. 모든 방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논의를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또 “모든 특권과 기득권을 내려놓고 거듭되는 혁신을 통해 정당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지, 정당이 해체나 존재 부정의 대상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경선 경쟁자였던 정세균 상임고문도 지지 연설에서 “국민의 시간표에 맞춰서 단일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출범식에는 이해찬 당 대표, 정동영 상임고문, 김두관 전 경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손학규 상임고문은 불참했다.
앞서 오전 문 후보는 호남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전북 익산에서 열린 원불교 종법사 추대식에 참석한 데 이어 익산역 광장에서 택시기사들을 만나 민심을 들었다. 문 후보가 호남을 찾은 것은 지난달 28일 전주와 광주에서 열린 지역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한 후 불과 1주일 만이다. 단일화 논의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호남 지지율 견인이 시급하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문 후보 측 새정치위원회가 요구한 당 지도부 사퇴 문제가 안 후보의 지난 2일 민주당 계파주의 비판을 계기로 다시 커지고 있다.
이해찬 대표 측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애(안 후보)가 물러나라고 해서 어른(이 대표)이 아무 대책 없이 물러나는 것도 우스운 것 아니냐”며 “안 후보가 친노(親盧·친노무현) 패권주의 때문에 총선을 망쳤다고 하지만 당시 한명숙 대표가 물어나면서 이미 책임을 진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우상호 공보단장도 기자간담회에서 “문 후보가 근본적인 정치 변화를 위한 대안 제시 없이 인사 문제부터 거론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아직 특정 방식으로 해결 방안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번 주 시간을 두고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비주류 측은 이 대표 사퇴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당내에서는 결국 이 대표가 단일화와 대선 승리를 위해 용퇴하고 박지원 원내대표는 호남 지역 선거 운동에 집중하는 선에서 정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문 후보 측은 새누리당이 문 후보를 쇄신대상 1호로 지목한 데 대해 “국민은 가장 큰 인적쇄신 대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후보를 지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