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프로배구… 男, 만년 꼴찌 LIG 첫 우승 야심-女, 2년차 기업銀 최강 전력 무장

입력 2012-11-04 18:29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4강의 열기가 국내 프로배구에도 옮겨 붙을까.

NH농협 2012-2013 프로배구가 3일 디펜딩챔피언 삼성화재와 KEPCO의 경기를 시작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남녀 모두 팀당 30게임씩 정규리그를 치른 뒤 내년 3월 16일부터 플레이오프에 들어간다. 남자팀 3-4위가 겨루던 준플레이오프는 폐지됐다.

개막 이틀간 남자부 우승후보군에 속한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이 각각 KEPCO와 러시앤캐시를 따돌리고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진출팀다운 실력을 과시했다. 삼성화재는 새 용병 레오(22·쿠바)가 무려 51점을 올리는 활약을 앞세워 KEPCO를 3대 1로 눌렀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대한항공은 4일 경기에서 국내 무대 2년차인 마틴(20점)과 새 병기로 떠오른 류윤식(12점)의 활약으로 범실(40개)이 많은 러시앤캐시를 3대 1로 제압했다.

◇LIG손보의 첫 우승 가능할까=남자부 판도는 전통의 강호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의 강세 속에 LIG손보의 도전이 관심거리다. LIG손보는 지난 8월 수원컵 대회에서 프로무대 첫 정상을 맛보며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지난 시즌부터 팀 리빌딩에 착수한 이경석 감독은 최고 용병으로 꼽히는 까메호(26·쿠바)를 영입, 팀 공격력과 조직력에서 최상의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종 최고 공격수인 김요한이 자기 자리인 라이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고 용병을 레프트로 돌리면 최상의 조합이 된다. LIG손보는 6일 구미 홈으로 삼성화재를 불러들여 우승 수능을 치르게 된다.

5년 연속 정상을 지킨 삼성화재는 새 용병 레오가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르면서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입증했다. 가빈의 빈 자리를 메운 레오는 KEPCO와의 개막전에서 공격성공률 71.42%의 괴력을 과시하며 또 한 명의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이종경 경기대 교수는 “아무리 가빈이 빠졌다 해도 삼성화재는 박철우가 건재하고 수비와 조직력에서 최상의 팀이기 때문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2년 연속 정규리그 정상에 올랐던 대한항공은 용병 마틴이 2년째 뛰면서 3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도전장에 냈다. KEPCO에서 영입한 센터 하경민이 가세하면서 높이를 더했다.

반면 좋은 선수를 보유하고도 2년 연속 챔프전 진출에 실패한 현대캐피탈은 새로운 용병 가스파리니(28·슬로베니아)에 기대를 건다. 하지만 조직력을 다지지 않으면 지난 시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은퇴했던 리베로 이호를 플레잉코치로 영입했지만 전력향상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듯. KEPCO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팀이 만신창이가 됐지만 대한항공으로부터 레프트 장광균과 센터 신경수를 임대해 공격력과 높이를 강화했다. 러시앤캐시는 김호철 전 현대캐피탈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구단 운영비 마련을 위해 레프트 최귀엽과 민경환을 삼성화재에 팔면서 전력이 오히려 약화됐다.

◇IBK기업은행과 GS칼텍스, 높이 날까=여자부는 디펜딩챔피언 KGC인삼공사의 전력약화가 가장 큰 변수다. 지난 시즌 최강 용병 몬타뇨에다 장소연, 김세영 노장 센터를 앞세워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인삼공사는 이들 외에 한유미마저 팀을 떠나 고전이 예상된다. 3일 개막전에서 용병 드라간까지 부상으로 빠져 현대건설에 0대 3으로 완패했다.

기업은행은 2년차 신생팀이지만 가장 강력한 전력을 갖췄다. GS칼텍스에서 이적해온 리베로 남지연에다 현대건설의 살림꾼이던 윤혜숙이 가세, 기존의 어린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박미희 KBS 해설위원은 “이들 노장의 수비력에다 미래 한국여자배구를 이끌 김희진과 박정아의 잠재력, 그리고 지난 시즌 검증을 받은 용병 알레시아가 여전히 버티고 있어 기업은행의 전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좋은 자원을 보유하고도 2년 연속 부진을 면치 못했던 GS칼텍스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기회를 잡았다. 지난 수원컵 대회 우승으로 달라진 전력을 보여준 GS칼텍스는 런던올림픽 스타 정대영, 한송이와 4년 만에 한국무대에 복귀한 베띠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베띠는 데라크루즈란 이름으로 2008-2009시즌 GS칼텍스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장본인이다.

이들과 더불어 3강 전력으로 전망되는 현대건설은 올림픽 4강의 주역 황연주, 양효진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기본기가 탄탄한 데다 외국인 선수 야나(25)가 얼마나 빨리 팀에 녹아드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선수층이 얇은 흥국생명은 도로공사, 인삼공사와 더불어 올 시즌 고전이 예상된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