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장 ‘FX’ 앵글전쟁… 업계 보급형 잇따라 출시

입력 2012-11-04 22:01


스마트폰도 화소수가 높으면 좋은 카메라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화소수가 좋은 품질의 이미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진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해상도가 높아질 뿐이다. 이미지센서의 크기가 작다면 결코 좋은 화질을 얻을 수 없다.

◇“FX가 뭔지 아니?”=요즘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FX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FX는 가로 36㎜×세로 24㎜인 ‘풀 프레임’ 포맷의 디지털 이미지 센서 크기를 말한다.

니콘, 캐논, 소니 등 주요 카메라 제조사들은 보급형 FX포맷 카메라를 잇따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풀 프레임은 35㎜센서라고도 불리는데 이 명칭은 필름에서 비롯됐다.

필름에도 가로 36㎜×세로 24㎜ 크기의 ‘35㎜ 필름’이 있다.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기 전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똑딱이’ 필름카메라에도 바로 이 35㎜ 필름이 들어갔다.

그런데 가로×세로 규격도 아닌 ‘35’란 숫자가 뜬금없다. 35는 코닥이 상품 목록에 이 필름을 ‘135필름’이라는 고유상품 번호로 기재한 데서 유래됐다는 게 정설이다. 이후 카메라·필름회사에서 일반명사처럼 사용하게 됐다.

주로 전문가용 플래그십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FX포맷 35㎜센서는 필름이 빛을 받아들여 이미지를 기록하는 것 만큼의 뛰어난 화질을 보장한다.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화각의 넓이만큼 그대로, 잘린 부분 없이 정확하게 이미지를 구현한다.

반면 일반적으로 우리에게 ‘크롭 바디(Crop Body)’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카메라들은 APS-C센서가 탑재돼 DX포맷(가로 24㎜×세로 16㎜)으로 불린다. 말 그대로 보이는 것과 달리 풀 프레임보다 주변부가 잘려 나간다. 카메라 렌즈는 필름카메라 시절부터 지금까지도 대부분 FX포맷에 맞춰 생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최근 일부 카메라 회사들이 100만원대 중후반의 보급형 렌즈교환식 카메라 광고에서 ‘DSLR급의 화질을 구현한 센서가 탑재됐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DSLR급이 항상 FX포맷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급형 DSLR 중에는 FX포맷보다 작은 APS-C센서를 사용하는 DX포맷의 카메라도 많다.

◇보급형 FX포맷 카메라 전성시대=카메라 동호인들에게는 언제나 FX포맷의 카메라가 선망의 대상이다.

그 동안 가격이 문제였다. 이미지센서가 큰 FX포맷의 카메라는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DSLR만 해당돼 대개 400만원을 훌쩍 넘는 고가 장비였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미러리스 카메라와의 경쟁으로 인해 35㎜센서 가격이 낮아지면서 올 하반기 카메라 업체들은 200만원 후반∼300만원 초반대의 보급형 FX포맷 카메라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먼저 포문을 연 곳은 니콘이다. 지난 9월 중순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사진영상기자재전 ‘포토키나’를 앞두고 니콘은 2430만 화소의 D600 모델을 선보였다. FX포맷의 DSLR카메라지만 크기도 작고 카메라 본체 무게는 760g밖에 나가지 않는다. 연사속도는 초당 5.5매. DX 포맷으로도 변환해 촬영이 가능하며 풀 HD급 동영상 촬영도 지원한다. 가격은 288만원이다.

캐논은 1일부터 2020만화소의 EOS6D 예약판매를 시작했다. 본체 무게는 680g으로 니콘 D600보다도 가볍다. EOS 시리즈 최초로 내장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해 촬영한 사진을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빠르게 전송할 수도 있다. 연사속도는 초당 4.5매로 니콘 D600보다 조금 느리다. 한정 예약판매 가격은 244만8000원이다.

미러리스 카메라의 강자 소니는 지난달 중순 2430만 화소의 디지털일안투과식(DSLT) ‘알파 A99’를 선보였다. DSLT는 렌즈로 들어온 화상을 반사해 뷰파인더로 보여주는 반사 거울 대신 반투명 거울로 영상신호를 받아 디지털 뷰파인더로 보여준다. 디지털 뷰파인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화면의 강렬한 채도로 인해 다소 불편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반사거울을 여닫을 필요가 없어 초당 10매까지도 연사가 가능하다. 320만원대의 가격으로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FX란

가로 36mm×세로 24mm인 ‘풀 프레임’ 포맷의 디지털 이미지 센서 크기를 지칭하는 코드명. 화질이 뛰어나고 카메라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화각의 넓이만큼 잘린 부분 없이 이미지를 구현한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