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시대 막오른다] 차기 지도부 보수파 득세… 후진타오계 밀려나
입력 2012-11-02 23:47
18차 당 대회(18대)를 통해 구성될 중국 5세대 지도부는 결국 태자당 상하이방 연합의 나이 많은 보수세력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차기 지도부가 시대적 요청인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현재까지 진행된 정치국 상무위원(7명) 인선 내용을 전하면서 후진타오(胡錦濤) 계열의 공청단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 외에 새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진입하는 인물은 장더장(張德江) 부총리 겸 충칭시 서기, 위정성(兪正聲) 상하이 서기, 류윈산(劉雲山) 중앙선전부장, 장가오리(張高麗) 톈진시 서기,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등 5명이다.
SCMP는 이들 5명 가운데 왕치산을 제외한 나머지 4명을 보수세력으로 분류했다. 류윈산의 경우 일반적으로 공청단으로 분류되지만 상하이방과도 친분이 깊고 시진핑(태자당)으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상무위원 7명 중 확실한 후진타오 계열은 리커창이 유일한 셈이다. 공청단으로 개혁적인 인물로 꼽히는 리위안차오(李源潮) 중앙조직부장과 왕양(汪洋) 광둥성 서기가 상무위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은 주목되는 부분이다.
리펑(李鵬) 전 총리는 특히 리위안차오에 대해 당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승진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왕양은 ‘우파의 보시라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당내에서 극우적인 인물로 지목돼 원로들이 승진을 저지했다고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들 신임 상무위원들이 맡게 될 자리는 장더장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 위정성 정치협상회의 주석, 류윈산 중앙위원회 서기처 서기(이념담당), 장가오리 경제담당 부총리,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각각 알려졌다. 차기 지도부에서는 현 지도부와는 달리 총리는 서열 2위, 전인대 위원장은 서열 3위로 조정됐다.
특히 경제담당 부총리로 유력했던 왕치산이 기율검사위 서기로 조정된 것은 리커창 총리가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데 있어서 불편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고려에 따른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러한 인선은 차기 지도부가 보시라이(薄熙來) 사건을 교훈 삼아 과감한 정치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SCMP는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양을 상무위원 후보로 꼽기도 했으나 베이징 소식통들은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막판에 극적인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있지만 대체로 이러한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는 멍젠주(孟建柱) 국무위원 겸 공안부장, 장춘셴(張春賢) 신장자치구 당서기, 궈진룽(郭金龍) 베이징시 서기,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두칭린(杜靑林) 정협 부주석 등이 새로 정치국원(25명)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멍젠주는 중앙정법위 서기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