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샤프 신용 투기등급 전락
입력 2012-11-02 18:50
한때 세계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전자업계가 사상 최악의 시련을 겪고 있다. 역대 최대의 적자 폭 전망치가 발표된 데 이어 신용등급까지 큰 폭으로 떨어졌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2일 일본 가전업체 샤프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로 6계단 떨어뜨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신용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B-는 사실상 투기등급이다. 피치는 샤프의 부채 상환기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샤프는 전날 올 회계연도에 4500억엔(6조10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적자 폭 3760억엔을 웃도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샤프가 계속 급증하는 적자 폭 때문에 생존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파나소닉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두 단계 강등했다. 최근 2년간 손실 폭이 확대되면서 재무 전망이 악화됐다는 게 이유다. 다만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한편 아사히신문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의 30% 이상이 올 회계연도의 매출과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에 따른 중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 등이 일본 기업의 실적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도요타자동차는 10월 중국 내 신차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1% 줄었다. 두 달 연속 큰 폭 하락세다. 혼다자동차도 10월 중국 내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남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