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고수 “오바마 승리 확률 80.9%”… ‘대담한 예언’ 대선판 시끌

입력 2012-11-02 18:50


미국 대통령 선거가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대선 전망과 관련, ‘대담한’ 예언을 해온 여론조사 권위자가 논쟁의 중심에 섰다. 주인공은 온라인 선거분석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의 운영자 네이트 실버(35).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뉴욕타임스(NYT)와 제휴를 맺고 NYT 홈페이지에 블로그로 운영되고 있다.

실버는 이번 대선에서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을 통해 핵심 경합주 승패는 물론 두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확률을 블로그에 올려왔다. 특히 1차 대선 토론 이후 롬니의 상승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던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롬니의 모멘텀(선거에서 한 후보 지지율이 계속 상승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있다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후 실버는 상당수 여론조사 기관의 분석과 달리 전국 지지율에서 롬니가 박빙 우세를 이어가지만 경합주에서의 오바마의 우세는 단단하다며 오바마가 승리할 확률을 계속 높여왔다. 1일 파이브서티에이트가 예상한 오바마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80.9%로 지난 25일 이후 7.8% 포인트나 상승했다. 롬니는 19.1%로 떨어졌다. 선거인단 확보 예상치는 303.4 대 234.6으로 벌어졌다.

실버는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전체 50개 주 가운데 인디애나주 한 곳만 빼고 당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승패를 족집게처럼 맞혀 전국적인 명사로 부상했었다. 2009년에는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었다.

하지만 공화당 측은 물론 친민주당 성향의 언론인이나 정치 분석가들도 실버가 발표하는 예측의 신뢰성, 그리고 여론조사 전문가가 선거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예측까지 하는 것이 정당한지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MSNBC방송의 아침방송 앵커 조 스카보로는 “현재 같은 판세를 초박빙(tossup)이라고 하지 않는 자는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은 언론매체에 글을 쓰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실버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자신에 대한 공격이 잇따르자 실버는 1일 스카보로에게 대선 결과를 놓고 2000달러짜리 내기를 하자고 제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큰 격차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의 예측이 맞으면 스카보로가 2000달러를 내놓고, 반대의 경우는 자신이 그만큼을 주겠다는 것이다.

반면 찰리 쿡 등 미국에서 손꼽히는 여론조사 전문가 상당수는 막판에 오바마가 유리해진 것은 맞지만 수많은 변수를 이유로 오바마가 승리할 확률이 몇 %라는 식의 예측을 하지 않고 있다. 두 대선 후보뿐만 아니라 촉망받는 젊은 선거분석가의 운명도 기로에 서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