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베이비부머 투자 “공격 앞으로”
입력 2012-11-02 18:34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세대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젊은 시절 생긴 빚 부담에서 해방된 데다 퇴직금 등 여유자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1947∼49년 태어난 단카이세대는 인구수 683만명으로 일본 총 인구의 5%를 차지한다.
단카이세대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자)와 같은 경제성장의 주역으로 그들을 통해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10년 후를 내다볼 수 있다.
2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일본 단카이세대의 금융자산관리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던 단카이세대는 최근 5년 새 유가증권 투자액을 1.8배 늘렸다. 특히 이들이 50대 초반이던 10년 전에는 전체 자산 중 유가증권 투자 비중이 8.9%에 머물렀으나 60대에 접어든 현재는 14.9%까지 상승했다. 이들은 가구당 평균 2147만엔(약 2억9190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고 이를 예·적금(61.6%), 보험(22.7%), 유가증권(14.9%) 등으로 나눠 보유하고 있었다.
단카이세대의 투자성향이 공격적으로 바뀐 건 무엇보다 빚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세대보다 많은 빚을 지고 있었지만 60대 전반이 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생활 관련 부채를 대부분 갚은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금과 재취업 등을 통해 대부분 은퇴 전과 같은 소득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투자 여유가 있었다. 또 일본 금융사들이 이들을 타깃으로 펀드 판매에 주력한 것도 한몫했다.
이들의 행태는 은퇴를 앞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운용 방향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은퇴자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젊은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단카이세대와 우리 베이비붐 세대의 노후 준비 상황이 완전히 일치한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자산운용 방향이 일정 부분 다를 수는 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