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교회이자 집, 남양주 ‘밀알두레학교’ 이르면 12월말 입주

입력 2012-11-02 20:28

현대 교육의 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대안교육 현장에서 학부모들의 놀라운 열정과 헌신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의 밀알두레학교(교장 정기원)의 학교 건축 현장 이야기다. 밀알두레학교는 초·중·고 12학년 과정으로 지난해 3월 개교, 전교생이 200여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규모다. 비인가 학교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도 없다.

밀알두레학교는 1998년에 현직 교사가 중심이 된 두레기독교사 준비모임에서 비롯됐다. 이 모임은 2005년 두레교회 내에 초등 1∼4학년과 중등과정으로 두레학교를 세웠다. 그러나 교회와 교사들 간 교육 가치관에 이견이 생기면서 2010년 교사 20여명과 학생 80여명으로 분리됐다. 당시는 교육할 건물도, 임차할 땅도, 필요한 돈도 없는 상황이었다.

학교와 교회, 가정이 함께 교육의 주체가 되는 이른바 삼위일체 교육을 모토로 하고 있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학교 세우기에 착수했다. 부모들은 직업에 따라 역할을 나눠 건축을 주도했다.

일부 학부모의 대여와 후원으로 경기 남양주시 이패동에 건축부지 1426㎡(432평)를 마련, 지난해 4월 학교 건축을 시작했다. 그러나 건설사가 하도급업체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는 바람에 지난해 10월 건축이 중단돼 경기도 구리시 수택동의 학원 건물을 임차해 학사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올 9월 건축이 재개됐으나 건축 자금의 벽에 부딪쳤다. 총 건축비만 38억원. 지금까지 30억원을 마련하기위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자발적 대여와 후원, 바자회 수익금, 장롱 속의 금반지를 모았고 아이들의 돼지저금통까지 깼다.

이들은 올해 12월 말 입주를 목표로 한창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8억여원의 건축비 마련을 위해 ‘밀알1004기도후원회’를 발족해 교계와 교육계의 후원자를 모으고 있다. 오는 24일에는 학부모들이 준비하는 대안교육운동 후원을 위한 ‘드림콘서트’를 가질 예정이다.

최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