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저작권 불감증 ‘비상’] 교계 연대해 ‘한국교회저작권협회’ 결성
입력 2012-11-02 18:11
저작권 문제에 관한 한 한국교회의 관심은 여전히 낮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저작권 보호에 관한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대응책도 마련되고 있다. 총회 차원에서 저작권 관련 단체와 협약을 맺기도 하고 교회저작권 관련 단체 설립을 적극 지원하는 등 폭넓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저작물은 합당한 대가를 치르고 사용해야 한다는 교회 내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은 지난해 11월 당시 총회장이었던 박위근 목사가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와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맺고 총회 차원에서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 운동인 ‘클린 소프트웨어’ 캠페인을 시작했다. 예장통합은 산하 교회 및 기관에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독려하고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는 컴퓨터 운영체제, 문서작성, 그래픽, 폰트 등 교회 예배와 업무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들을 시중 소비자가보다 싸게 제공하고 있다.
박 전 총회장은 “한·미 FTA 체결 등으로 지적재산권 문제가 민감한 이슈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이제 교회 등 종교기관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 벌금이 부과되는 등 종전과 다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회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한플러스커뮤니케이션 유흥재 대표는 “아직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아 현재까지 교회 250여곳에서 정품 소프트웨어를 구입하는데 그치고 있으나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독교 저작물 관리에 어려움이 많다보니 교계가 직접 관련 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명성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지구촌교회 높은뜻연합선교회 사랑의교회 만나교회 성락성결교회 해오름교회 등이 중심이 돼 2009년 한국교회저작권협회를 결성했다.
협회는 최근 한국크리스천음악저작자협회와 저작물 사용 계약을 하는 등 기독음악 저작권은 물론 영상, 이미지, 소프트웨어 등 모든 콘텐츠를 계약하고 있다. 합법 콘텐츠들을 회원 교회에 제공하고 저작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법률적 자문을 해준다. CCMS라는 자동 통계 프로그램을 개발해 저작물에 대한 정확한 사용 현황을 파악해 관리할 계획이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음악에 대한 저작권을 관리하는 CCLI코리아 역시 ‘송셀렉트’ 서비스를 통해 멜로디와 코드가 있는 악보를 제공하고 있다. 교회에서 널리 부르고 있는 찬양들 중 실제로 외국의 워십곡이 많다면 CCLI와의 계약을 통해 이들 곡을 이용할 수 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