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부상많아 4강 불안했지만 선수들 잘 참아 준우승”…절반의 성공 SK 이만수 감독
입력 2012-11-02 00:29
‘헐크’ 이만수(54) SK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아쉽게 무릎을 꿇은 후 “여기까지 올라왔다는 것이 정말 기적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만큼 올 시즌 SK는 부상병동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작은 고민도 함께 해결하는 ‘무릎팍 리더십’으로 흔들리는 팀을 다잡아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 감독은 사실 부상자들이 너무 많이 4강에 올라올 것이라고도 생각 못했다. 개막 당시만 해도 주위에서 SK의 성적을 7위 정도로 예상해 마음이 많이 상했다”며 “선수들이 잘 참아서 여기까지 올라오게 됐다. 다시 한 번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감독대행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정식 감독에 취임한 이 감독은 시즌 내내 가시밭길을 걸었다. 전반기에는 39승38패1무, 승률 5할6리로 6위라는 ‘SK 답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위기를 맞았던 SK는 후반기 불끈 힘을 내 47경기에서 29승16패2무, 승률 6할4푼4리라는 놀라운 성적으로 정규리그 2위로 뛰어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후반기 SK의 반전 드라마 주역은 이 감독이었다. 팀이 연패의 늪에 빠지자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문자 등을 이용해 선수를 다독였다. 선수 개개인과 면담도 자청했다. 선수들은 한국시리즈 진출로 이 감독에게 화답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내내 선수들을 믿고 경기를 맡겼다. 전임 김성근 감독과 달리 최대한 선발투수를 길게 가져가고 타력 보강을 꾀했다. 이 감독의 믿음의 야구로 SK는 한국시리즈에서도 2연패 후 2연승을 거두며 ‘어게인 2007’의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체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5, 6차전에서 아쉽게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김 전 감독의 그림자를 서서히 걷어내며 특유의 리더십으로 팀을 장악했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