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돼지·닭 등 가격 뚝… 축산농가 시름

입력 2012-11-01 22:20

한우, 돼지, 닭 등 주요 축산물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축산농가들이 울상이다.

대전·충남을 중심으로 한우의 경우 지난 30일 기준 가축시장 가격이 한우 큰암소(600㎏) 한 마리가 346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 평균(368만2000원)보다 10.6%, 평년(469만원)과 비교하면 무려 26.1% 떨어졌다.

한우 큰암소 가격은 지난해 말 360만원대에서 올해 초 소비촉진 행사 등의 영향으로 390만원선을 회복했다가 4월 초 다시 360만원대로 떨어진 후 약세가 이어지며 340만원대까지 하락했다.

2008년 4월 쇠고기 수입개방 당시(472만6000원)와 비교하면 120만원, 2007년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 이전(527만8000원)보다는 무려 170만원 이상 떨어진 가격이다.

이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에서 회복된 이후 전 축종에 걸쳐 생산 마리수가 과잉 수준으로 크게 증가한데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축산물 가격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가격 폭락에 따라 정부가 나서 암소 도태와 소비촉진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지에선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돼지고기 역시 30일 기준 전국 평균 경매가격(지육)이 ㎏당 2993원으로 전월(3645원)보다 18% 가량 하락했다. 가격 강세가 이어지던 지난해 말 평균(5868원)과 비교하면 50% 가량 폭락한 가격이다. 산지가격 역시 지난달 초 마리당 32만1000원에서 25만3000원으로 22% 가량 하락했다.

닭고기 가격은 ㎏당 1782원으로 전월(1643원)보다는 다소 올랐다. 하지만 지난여름 복날 수요로 인해 1819원으로 반짝 상승한 뒤 1500∼1700원대에 머물며 더딘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닭고기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한 외식수요 급감 영향으로 당분간 소비 부진이 계속돼 한우, 돼지와 같은 흐름의 가격 약세가 전망되고 있다.

축산농가 관계자는 “모든 축산인들이 가격 폭락에 따른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소비위축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외엔 해결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