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계부채 문제 더 나빠질 수 있다” BoA메릴린치 경고

입력 2012-11-01 19:22

미국계 투자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득이 줄거나 정체되면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하는 가계가 속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oA메릴린치는 ‘한국의 대출 질 저하(Korea:Weakening Loan Quality)’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 가계대출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탠 BoA메릴린치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은행의 전체 대출 연체율은 2010년 이후 1.5%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가계부문 대출 연체율은 2010년부터 상승해 최근에는 2009년 초반보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의 대출 연체율 전체 수준에는 큰 변동이 없지만 기업이 아닌 가계부문의 대출 연체율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 국내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위험 수위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9월 0.92%로 다소 낮아지기는 했지만 8월에는 1.01%를 기록하며 2006년 10월(1.07%) 이후 6년 만에 1%를 넘어서기도 했다.

BoA메릴린치는 경제성장 둔화에 따라 국내 가계부채의 연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탠 연구원은 “지속적인 경제성장 없이는 가계부채 위험에 대한 우려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