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터지는 손보사 연금보험… 마이너스 수익률

입력 2012-11-01 21:44


약 373만명이 노후를 위해 가입한 연금보험의 수익률이 형편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금보험과 비슷한 은행의 연금신탁,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는 4% 이상의 수익률을 냈다.

1일 금융감독원의 연금저축 통합공시에 따르면 업체별로 가장 많이 판매한 상품을 기준으로 평가했을 때 손해보험사의 연금보험 연평균 수익률은 -7.07%에 불과했다. 생명보험사는 0.84%로 간신히 원금 손실만 면했다. 은행 4.15%, 자산운용사 4.92%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익률이다.

손보사 8곳 중 7곳은 주력 연금보험 상품의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다. 롯데손보 ‘3L명품 연금보험’은 수익률이 -9.53%로 가장 낮았다. LIG손보 ‘멀티플러스연금보험’과 삼성화재 ‘연금보험 아름다운생활’도 각각 -9.43%, -9.32%로 하위권이었다.

생보사 17곳 중에선 8곳의 주력 상품이 원금을 깎아먹었다. 생보업계 ‘빅3’인 삼성·교보·한화생명 중에서는 삼성생명의 ‘골드연금보험’이 -2.86%로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교보연금보험’은 2.94%, 한화생명의 ‘한화하이드림Free연금보험’은 3%였다.

생보사별 주력 상품 중에선 IBK연금의 ‘IBK연금보험’ 수익률(-3.65%)이 가장 낮았다. ING생명 ‘세테크플랜 연금보험’(-3.40%), 농협생명 ‘베스트파워 세테크 연금공제’(-2.0%)도 밑지는 장사를 했다.

보험사가 파는 연금보험은 총 434개다. 가입자는 손보 192만명, 생보 181만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장기 상품인 보험 상품의 특성상 판매 초기에 수수료를 많이 떼다 보니 팔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품의 수익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부회장은 “보험사들이 장기 고객의 수익률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저금리 기조 탓에 앞으로는 연금보험 수익률을 좌우하는 공시이율(보험회사가 고객에게 주겠다고 약속하는 이율로 매월 보험회사에서 자율 산출)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보험사들이 앞세우는 예상 수익률을 100%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은행의 연금신탁 중에서는 제주은행 연금신탁(2.80%), SC은행 ‘연금신탁 채권형1호’(3.49%) 등의 수익률이 낮았다. 자산운용사의 연금펀드는 IBK자산운용의 ‘증권 전환형 자투자신탁’(1.92%)과 교보악사자산운용의 ‘행복한 연금증권 자투자신탁1호’(2.84%)의 수익률이 하위권이었다.

이날 처음 공개된 금융회사별 연금저축 상품 수익률 등은 앞으로 분기마다 공시된다. 금감원 홈페이지(www.fss.or.kr) ‘연금저축 통합공시’에서 조회할 수 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