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박물관 보러 전주로 오세요
입력 2012-11-01 19:18
전북 전주에 이색박물관이 잇따라 들어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전주시 한옥마을 내 술도가길에 달포 전 ‘여명카메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미국, 영국, 일본 등지에서 50∼160년 전 인기를 모았던 아날로그 카메라 3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영국에서 1850년대 인물 촬영용으로 제작된 ‘스테레오 스코픽 54 칩차이즈’를 비롯해 1920년대 영국에서 인기 높았던 ‘샌더슨 레귤러’ 등이 옛 모습 그대로 선 보인다. 1910년대 미국에서 풍경 촬영 전용으로 쓰였던 ‘뷰카메라’도 눈길을 끈다.
이들은 한재섭 관장이 2000년대 초 뉴질랜드에서 살 때 수집한 것으로 대부분 작동 가능하다. 더불어 박물관에는 100년이 넘는 축음기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1만장 이상의 LP판도 소장하고 있다(063-232-5250).
인근 동문거리에는 아시아 최초 모자박물관인 ‘루이엘모자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260여㎡인 이 곳엔 삼국시대 왕관 형태부터 조선시대 양반갓과 삿갓, 낡은 학교모와 군인 모자 등 400여점이 있다. 또 황금찬 시인과 골프선수 최경주씨가 썼던 모자 등도 한 켠을 차지하고 있다. 소풍·파티·사냥·운동 등에 어울리는 근사한 모자들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박물관은 패션모자 회사인 ㈜싸뽀의 조현종(47) 대표와 그의 부인이자 디자이너인 설리 천씨가 2년 전 고향인 이곳에 세웠다. 아래층에 설리 천씨 작품 판매장과 더불어 직접 자신의 모자를 만들어 보는 체험장도 있다(283-0550).
한옥마을에는 어진박물관과 부채박물관도 있다. 지난 2월 ‘미선공예’ 한쪽 조붓한 공간에 마련된 부채박물관은 합죽선의 명장 고(故) 엄주원씨와 대(代)를 이은 아들 엄재수(무형문화재)씨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대대로 내려온 부채는 물론 손때 묻은 제작 도구들로 가득하다.
깃털을 이용한 우선(羽扇), 방패연처럼 둥근 방구부채, 새나 물고기 꼬리처럼 생긴 미선, 부챗살에 옻칠을 한 칠접선 등과 함께 일본 중국 등지의 부채들도 감상할 수 있다(283-5010).
이 밖에 경기전 안 어진박물관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초상화)이 보관돼 있다.
전주=글·사진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