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새누리가 곧 광주 되자…” 갈수록 진해지는 호남구애
입력 2012-11-01 19:11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에서 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 일주일째 광주시당에서 집무 중인 황우여 대표 모습이 화상 모니터에 등장했다. 중앙선대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황 대표는 지난 22일 “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광주로 내려가 집무하겠다”고 선언한 뒤 26일부터 광주에 머물고 있다. 황 대표는 화상 회의를 주재하면서 “당직자들에게 ‘광주 보고 새누리당이 되라고 하지 말자. 새누리당이 광주가, 호남이 되자’고 말하며 호남 주민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대표는 “박근혜 후보가 호남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균형발전과 탕평인사를 강하게 말한 것에 대한 반응이 좋다”고 덧붙였다.
대선에서 호남 표심을 얻고자 공들이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새누리당은 호남이 17대 대선 때 전주 출신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에게 80%에 달하는 표를 줬던 것처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나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몰표’를 주진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후보가 호남 포용책을 지속적으로 쓰면서 대통합 행보를 하고 있고 문 후보와 안 후보가 이 지역이 아닌 부산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다.
그동안 박 후보는 예산 지원을 통한 지역 발전과 인사 탕평책을 호남 공략의 두 축으로 삼아 왔다. 이날 회의에서 황 대표가 광주와 전남·북 국비 확보 진행 상황을 보고한 뒤 광주 1500억원, 전북 3000억원, 전남 5600억원의 추가 예산 편성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역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30일 여의도연구소가 전국 4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무척 고무돼 있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보통 15∼16%였던 호남 지지율이 25∼26% 정도로 올랐다”며 “애초 호남 지역에서 박 후보 지지율 목표를 30%로 잡았는데 충분히 달성 가능하리라 본다”고 했다. 코리아리서치가 30∼31일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3자 대결 시 박 후보의 지지율이 5.9%에 그친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당에선 23일 광주시당·전남도당 선대위 출범식에 박 후보가 참석해 호남 포용 메시지를 던진 점, 황 대표가 광주에 머물고 있는 점, 한 수석부위원장을 필두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가까웠던 동교동계 인사들의 합류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는 광주 8.59%, 전북 9.04%, 전남 9.22%로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