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공산당 권력교체 서막… ‘4.5세대’ 불안한 출발

입력 2012-11-01 21:50


중국에서 10년 만에 이뤄지는 공산당 권력 교체의 서막이 올랐다.

중국공산당 17기 중앙위원회 7차 전체회의(17기 7중전회)가 1일 오전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시작됐다. 17기 7중전회는 18차 당 대회(18대)를 총 점검하는 회의다. 5년 전 16기 7중전회처럼 4일 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오는 8일부터는 18대가 일주일 동안 열리며 이어 15일에는 18기 1중전회가 개최된다. 이처럼 ‘5세대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정치 일정은 앞으로 보름 동안 계속된다.

17기 7중전회에는 중앙위원 200여명과 중앙후보위원 16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다룰 과제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18대 개막 첫날 낭독하게 될 ‘정치보고’ 초안 검토 △당장(黨章) 개정안 심의 △보시라이 사건 처리 추인 △18대에서 다룰 의안 확정 △18대 주석단 명단 결정 △차기 지도부 구성 등 인사 문제를 둘러싼 비공식적 의견 교환 등이다.

◇‘4.5 세대 지도부’ 출범 서막=18대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후진타오가 첫날 발표하는 ‘정치보고’다. 이 보고에서는 사회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당이 추진하려는 정치개혁의 수위가 드러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끈다.

보고는 또 4세대 지도부의 집권 10년을 평가하고 향후 5년 동안 차기 지도부가 지향해야 할 노선을 제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집권 10년 중 전반기는 ‘4.5세대 지도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黨章) 수정 과정에서 마오쩌둥(毛澤東) 사상이 계속 유지될지도 관심이다. 후진타오가 장쩌민처럼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앞으로 2년 동안 더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무엇보다도 막바지까지 혼선을 빚은 정치국 상무위원 구성이 밝혀지면 차기 최고지도부의 향후 행보가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관심 베이징으로=18대를 취재하는 외국 기자는 모두 1208명이다. 5년 전 17차 당 대회 때 700여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1일 문을 연 18대 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외교부 관계자는 “10년 만에 공산당 지도부가 바뀌는 당 대회라서 외국 언론의 관심도 훨씬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이 ‘후진타오·원자바오(胡錦濤·溫家寶) 체제’ 10년 동안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0.7%를 기록, 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섰지만 사회적 갈등이 과거 어느 때보다 고조된 시기에 권력 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17기 7중전회가 시작된 시창안제(西長安街)의 징시 호텔은 기자는 물론 일반인들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됐다. 미디어센터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호텔은 높은 담으로 외부와 철저히 격리돼 있는데도 주변에 경찰과 치안 자원봉사자들이 촘촘히 배치됐다.

천안문(天安門) 주변에서는 삼엄한 경비 아래 경찰들이 인도를 막고 행인들의 소지품을 검사했다. 당국이 골머리를 싸매는 ‘상팡’(上訪·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상경해 중앙에 이를 호소하는 것) 때문이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