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100조원대 금괴 美서 환수 작전
입력 2012-11-01 18:56
100조원 규모의 금괴 되찾기 운동이 독일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가 소유한 금은 3396t.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이 중 프랑크푸르트의 분데스방크 특별창고에 보관된 것은 겨우 82t. 분단 시절 서독은 소련의 침공에 대비해 금괴의 90% 이상을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중앙은행에 맡겼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1536t, 100조원 가치의 금이 여전히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FRB) 지하 금고에 잠자고 있다.
그동안 금본위제는 폐지됐고, 독일은 통일됐고 소련은 사라졌다. 더구나 유로존의 위기로 독일 경제마저 흔들리면서 지난 5월 경제학자와 재계, 집권 기독교사회연합의 베테르 가우바일러 의원까지 나서서 ‘우리의 금을 귀향시켜라’는 운동을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1만여명의 지지자가 모였다.
가우바일러 의원이 지난주 폭로한 연방회계청 비밀자료는 금 귀향 운동에 불을 붙였다. 뉴욕 FRB가 보안을 이유로 금 소유주인 독일에도 보관소를 공개하지 않고, 2007년에는 대기실에서 샘플만, 지난해에는 9개의 보관소 중 1곳만 공개했다는 내용이었다. “금괴가 사라졌다”거나 “FRB가 맘대로 빌려줬다” “순금이 아니다”라는 괴담이 빠르게 퍼졌다.
분데스방크는 “1536t의 금괴를 한 번에 실어올 수도 없고, 비상상황에 대비해 가장 빨리 교환이 가능한 곳에 두는 것이 맞다”고 항변하면서도, 정치권의 압력에 못 이겨 향후 3년간 150t을 국내에 들여오기로 했다. 뉴욕의 금괴 보관 현황을 전수 조사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지만, 날짜를 못 박지는 못했다.
김지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