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수용 ‘남북통일 中-홍콩식 一國兩制’ 거론

입력 2012-11-01 18:56

‘김정은 체제’의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알려진 이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합리적인 통일 방안으로 중국·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 방안을 거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캠핀스키호텔 그룹 레토 위트워 회장은 1일 인간개발연구원과 한반도미래재단 주최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북한 관광레저 투자 배경과 대전환기의 한국경제 전망’ 강연회에서 이 부부장과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부부장이 1990년 초부터 18년간 스위스에 거주해 그와 친구처럼 지내게 됐다는 위트워 회장은 이 부부장이 남북한 통일 가능성에 대해 “현실적으로 남북격차는 너무 크다. 그래서 둘 중 하나의 모델로 통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또 “유일하게 생각할 수 있는 남북통일 방법은 중국 본토와 홍콩의 관계와 비슷한 게 아닐까라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대사와 북한 외자유치를 총괄하는 합영투자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이 부부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990년대 말 스위스에서 유학할 때 현지대사로 근무하며 뒷바라지를 해 측근으로 꼽힌다. 또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의 브레인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 부부장이 실제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확인하기 힘들다”며 “체제를 부정하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어 그가 정치적 곤경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