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수출기업 직격탄] 10월 수출 반짝 상승… 낙관은 일러

입력 2012-11-01 18:56

10월 수출이 넉 달 만에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환율 위험이 있어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0월보다 1.2% 늘어난 4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다가 넉 달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하지만 환율 하락에 따라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3.1% 줄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수입도 434억 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1.5% 늘었다. 수입이 증가한 것은 올해 2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9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석유제품과 정보기술(IT)이었다.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해 10월보다 27.7%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도 18.6% 늘었다. 반면 선박의 경우 29.7% 감소했고, 철강(-3.5%)과 자동차부품(-1.9%)도 부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반짝 호전을 수출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출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환율이 계속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는 업체들이 서둘러 통관 처리를 하는 ‘밀어내기’가 많다”며 “지난달 수출 실적에도 착시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도 “불황형 흑자를 탈피했다고 보기에는 성급하다”며 “수출이 지난해 4분기부터 워낙 안 좋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회복되는 것으로 보이는 기저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출경기가 바닥을 쳤기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지지 않는다는 수준에서의 회복”이라며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서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권혜숙 기자 hskw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