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다스 서울사무소 전격 압수수색
입력 2012-11-01 18:50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을 수사 중인 이광범 특별수사팀이 1일 이명박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이 회장은 조카 시형(34)씨에게 사저 땅값의 절반인 6억원을 현금으로 빌려준 핵심 참고인이다. 특검팀은 동시에 서울 양재동의 다스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6억원’ 출처·시형씨 행적 집중 추적=특검팀은 이 회장을 상대로 시형씨에게 실제 6억원을 빌려줬는지,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이 회장은 “사업하면서 생긴 돈을 현금으로 인출해 보관하다가 조카 부탁을 받고 빌려줬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회장과 시형씨 계좌를 추적 중이다. 시형씨와 어머니 김윤옥 여사를 수행하는 비서가 사저 매입 무렵에 자금을 주고받은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시형씨가 돈을 빌렸다는 지난해 5월 24일 전후 행적도 세밀하게 분석 중이다. 시형씨는 그 달 20일 경주 다스 회장실에 찾아가 ‘땅값이 필요하다’고 부탁했고, 이 회장은 당일 서울로 올라와 구의동 자택 붙박이장에서 6억원을 꺼내 보자기로 싸 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형씨는 23일 오후 KTX를 타고 상경해 청와대 관저에서 잠을 잤으며, 24일 오후 다시 경주로 내려갔다. 시간 및 동선 등을 고려할 때 시형씨가 이 회장 서울 자택에서 돈을 가져온 시점은 24일 오전 무렵이어야 한다. 특검팀 관계자는 “서울사무소는 시형씨가 얼마든지 왔다갔다 할 수 있는 곳”이라며 “무엇인가의 흔적을 한 번 찾아보고자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소환 조사받은 이 회장=이 회장은 오전 9시50분쯤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6억원을 빌려줄 때 이 대통령 내외와 상의했나’는 취재진 질문에 “한 적 없다”고 답했다. 조카에게 거액을 내주면서 동생인 이 대통령과 사전에 아무런 교감이 없었다는 말이다. 시형씨가 자금 마련 등을 주도한 ‘실매입자’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이 수사기관의 소환 조사를 받는 건 처음이다. 2007년 검찰이 도곡동 땅 실소유주 의혹을 수사할 때나 그 이듬해 정호영 특별검사팀이 관련 내용을 재수사할 때도 그의 이름이 여러 번 등장했지만, 이 회장은 그때마다 지병을 이유로 병원에 입원해 방문 조사만 받았다. 이번에도 소환 날짜를 두 번 연기하고, 지난 31일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조사받는 동안 특검 사무실 근처에는 앰뷸런스 1대가 비상 대기했다.
지호일 전웅빈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