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립 43주년 맞아 정신무장 강조… “미래경쟁력 못 갖추면 한순간에 몰락”

입력 2012-11-01 21:38


“현재의 성과에 안주하고 미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한순간에 몰락할 것이다.”

삼성전자가 1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임직원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창립 43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여느 창립행사 때와 달리 긴장감이 높았다.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은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자산업은 격변기를 맞이하는 등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급격한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위기설을 의식한 듯 정신 무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의 화려한 경영실적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과 반도체에 편중돼 있는 사업구조에 대한 위기감의 반영으로 보인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도 엿보인다.

이런 위기의식 속에서 삼성전자는 이날 3대 전략을 제시했다.

‘열망하는 브랜드(Aspirational Brand)’로 도약해 글로벌 5대 브랜드의 위상 달성, 디자인·소프트웨어 등 소프트 경쟁력과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해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립과 우수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골자다.

권 부회장은 3대 전략에서 ‘브랜드’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초점은 이면의 키워드인 ‘소비자’에 맞춰졌다. 그의 발언은 효율적인 업무의 성과, 제품으로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비전 2020 달성을 위한 세부 지침이 담긴 ‘브랜드 플레이북’도 임직원들에게 배포해 혁신의 출발점이 개별 임직원들임을 강조했다.

플레이북은 앞으로 삼성전자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실천 방안을 영업·마케팅, 제조, 엔지니어, 디자이너 등 직군별로 구체화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레이북에서 추구하는 브랜드 지향점과 관련, “다양한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해주고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함으로써 소비자는 물론 직원, 파트너, 고객으로부터 사랑받고 열망을 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