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이젠 뒤안길로?… 당군사위 집무실 폐쇄

입력 2012-11-01 18:42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집무실이 폐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산케이신문이 중국 군 관계자를 인용해 31일 보도했다.

장 전 주석은 2004년 군사위 주석에서 물러났지만 주석 재임 당시와 거의 같은 크기의 집무실을 ‘중국의 펜타곤’으로 불리는 군사위 청사 ‘팔일대루(八一大樓)’에 남겨둬 군에 대한 변함없는 영향력을 과시해 왔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의 3대 권력 축인 상하이방의 최고지도자이자 여전히 현실 권력으로 인식돼온 장쩌민의 위상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집무실 폐쇄는 곧바로 인민해방군에 대한 영향력 상실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전 주석은 집무실에 여러 명의 전속 비서를 두고 방문할 때마다 현역의 군 간부와 퇴역 군 수뇌부를 면담하며 군 정책 결정과 인사에 개입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일련의 군 지도부 인사로 장쩌민 계열 장군들이 무더기로 은퇴하게 된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군 측근들이 주요 보직을 차지하면서 군에서 장쩌민파의 존재감이 급속히 저하된 것. 후 주석 측근 몇몇 군 원로들은 “은퇴한 지도자가 군의 중추로서 집무실을 갖는 것은 이상하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공청단 출신인 후 주석의 입장에서는 항일투쟁 기간에 형성된 장쩌민의 군 인맥이 워낙 탄탄해 군권 장악에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는 집권 10년 동안 집요하게 군에 대한 세력 확대를 시도해 왔고, 퇴임 이후에도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정지작업에 열중했다. 군의 장쩌민 계열은 태생적인 유사성이 있는 시 부주석의 태자당 세력에 흡수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장 전 주석의 영향력 저하는 권력 교체 이후의 상황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전망이다.

구성찬 기자 ichthu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