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앙~” 4세 여아 울음에 미국인들 “공감” 왜?

입력 2012-11-01 20:26

“선거가 지겹다”고 우는 네 살배기 여자아이 동영상이 미국인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콜로라도주 라리머 카운티에 사는 주부 엘리자베스 에번스는 30일 유튜브에 딸 애비게일이 울먹이는 22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에번스는 31일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승용차를 타고 식료품점에 가던 중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을 듣고 있었는데 딸이 갑자기 훌쩍훌쩍 울더라고 했다. “왜 우느냐”고 물으니 애비게일은 “브롱코 밤마(Bronco Bamma·버락 오바마의 아기 발음)와 밋 롬니가 너무 지겹단 말이야”라고 불만을 터뜨리더라고 설명했다.

“그게 네가 우는 이유야?”라고 되묻는 어머니에게 딸은 눈물범벅이 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애비, 선거는 곧 끝날 거야. 알겠니” 하자 애비게일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알았어”라고 답했다.

ABC방송 사이트와 블로그 등에는 애비게일에게 동의하는 댓글 수백개가 달렸다. 한 네티즌은 “정확히 지금 내가 느끼는 것이다. 증오와 부정적인 감정이 선거를 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사연을 들은 NPR은 이날 성명을 내 “NPR과 다른 언론 매체를 대표해 애비게일의 얘기에 공감하는 모든 이에게 사과한다. 솔직히 우리도 절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이번 선거가 이제는 지겹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