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안한 시선… 中 권력교체기 변화 바람 내부 특권세력 방해 우려
입력 2012-11-01 18:42
중국의 권력 교체를 미국은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특히 권력 교체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도층 내부의 다툼이 결정적으로 미국 내 중국전문가와 정책 담당자들의 시각을 바꿨다. 2008년 금융위기를 이겨낸 ‘멈추지 않는 증기기관차’로 보였던 중국이 이제는 막강한 이권 세력 앞에서 과감한 변화를 포기하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는 것이다.
스테이플턴 로이 전 주중 미국대사는 “새로운 지도층이 개혁을 도입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며 “거대해진 국영기업은 프랑켄슈타인 같은 괴물이 되어 막대한 돈을 쌓아놓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를 움직이려는 수준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이번 중국의 권력 교체기에는 시진핑, 리커창 등 새로운 지도부의 면면과 경력보다 중국의 정치 시스템이 특권 세력의 방해를 이겨내고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인지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지워싱턴대 데이비드 샴보 교수는 거대 국영기업과 인민해방군, 지역 관료와 관료주의에 물든 공산당을 중국의 특권 세력으로 지목하면서 “중국의 시스템이 경직되면서 연약해지는 모습이 마치 쇠락한 왕조의 말기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직 결론을 내리기엔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2009∼2011년 베이징에 근무하며 신세대 중국 지도부를 관찰했던 존 헌츠먼 전 대사는 “시진핑은 군부와 태자당, 공산당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아는 인물”이라며 “미국과 거리를 두었던 후진타오와는 확실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헌츠먼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중국 사회가 향후 2∼3년 내에 정치개혁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시진핑이 청사진을 내놓지 못하면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미국이 직면한 문제는 상당히 유사하다”고 진단한 켄 리버설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두 나라 모두 권력 교체라는 중대한 전환점에서 재정과 경제의 구조조정을 이뤄내지 못하면 실질적인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