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연 축구협회장 불출마 공식 발표… 차기 정몽규 프로연맹 총재 유력

입력 2012-11-01 18:41

“차기 축구협회장은 젊고 참신하며 열정을 가진 인물 중에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조중연(66) 대한축구협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조 회장은 1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개인의 야심을 충족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실천 의지와 사명감을 가지고 진정성 있게 한국 축구를 이끌어 갈 사람이 차기 회장으로 선출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 1998년 전무이사로 축구협회에 몸을 담은 조 회장은 실무부회장을 거쳐 2009년 정몽준 명예회장의 후임으로 회장에 올라 15년을 축구협회와 함께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기술위원회를 무시하고 조광래 전 축구대표팀 감독을 일방적으로 해임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최근엔 런던올림픽에서 나온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와 관련해 일본축구협회에 사과성 이메일을 보내 국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조 회장의 이날 회견으로 차기 회장 선거에 나설 후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물망에 오르는 인물들로는 K리그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이자 현대산업개발 회장인 정몽규(50) 프로연맹 총재, 내셔널리그 울산 현대미포조선의 구단주인 권오갑(61) 실업연맹 회장, 허승표(66) 퍼플웍스 회장 그리고 김석한(58) 중등연맹 회장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정 총재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정 총재에게 축구협회장 출마를 권유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온다. 여권의 유력한 후보였던 권 회장도 정 총재로의 단일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중연 회장이 이날 “젊고 참신한 인물이 차기 회장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도 정 총재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지난해 1월에 취임해 임기(3년)를 1년 이상 남겨놓은 데다 정 명예회장의 사촌 동생이어서 ‘현대가(家)’가 축구협회장직을 독점한다는 시선이 부담스럽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말에 치러지며 투표권을 가진 24명의 대의원은 16명의 시·도 축구협회장과 8명의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으로 구성된다. 이중 임기를 1년 남긴 프로연맹 총재를 빼고 23명의 대의원은 내달 자체 선거를 통해 새로 바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