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수학, 계산이 아닌 즐거운 놀이
입력 2012-11-01 18:29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치다가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는 바람에 포기한 경험을 가진 부모들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내 아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러시아 출신으로 프랑스 보르도대학 컴퓨터 사이어스 교수인 알렉산더 즈본킨이 쓴 ‘내 아이와 함께한 수학 일기’(양철북)가 답이 돼줄 것 같다.
책은 30여 년 전, 저자가 러시아 석유가스산업자동화연구소 수학연구원이던 시절, 만 4세 난 아들 지마와 또래 친구들과 4년을, 이어 딸 줴냐와 또래 친구들과 2년을 함께 수학 공부한 기록이다.
저자는 숫자와 연산을 반복하는 것보다 수학을 재미있는 것으로 기억하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동아리인 것이다. 같은 문제를 낼 때도 아이들 개성에 따라, 성별에 따라, 교육 정도에 따라 대응하는 방식이 달랐다.
또 아이가 궁금해할 만한 수학적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이를테면, 병에 콩을 가득 채워 넣고 숫자를 맞추게 한다. 콩은 모두 49개. 가장 근접한 숫자는 타냐가 부른 52개다. 몇 개 차이가 나지? 세 개요. 이렇듯 잘 아는 아이들도 뺄셈 문제 52-49는 풀지 못한다. 수학은 수학인 것이다. 하지만 가르침이 이어지면서 아이들은 어느새 수학이 단순히 세는 것을 넘어선 논리 게임임을 이해하게 된다. 박병하 옮김.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