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길] 조선시대 최고의 전문직 여성 ‘의녀’
입력 2012-11-01 18:07
의녀(醫女)는 인기를 누렸던 ‘대장금’ 등의 드라마를 통해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얻었다. 하지만 역사적 관점에서 의녀의 실체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다.
한희숙 숙명여대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펴낸 ‘의녀’(문학동네)는 ‘경국대전’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등 다양한 사료에 흩어져 있는 의녀 관련 기록과 풍부한 도판을 통해 조선시대 특수직업이었던 의녀의 세계를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의녀의 등급은 초학의, 간병의, 내의녀의 3단계로 나뉜다. 성종실록에 따르면 의술을 잘 익혀 실력을 인정받으면 내의녀로 뽑히지만 마흔 살이 지날 때까지 전문분야를 갖지 못할 경우 관비 신세로 돌아가야 했다. 이쯤 되면 조선 최고의 전문직 여성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러면서 의녀는 질병치료에서 범죄수사, 시종과 기생 역할까지 다양한 영역에 동원되기도 했다. 남녀유별, 남존여비의 조선 사회의 한계가 의녀의 성격을 불분명하게 한 측면도 있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