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죽었던 양양공항의 부활이 말해주는 것

입력 2012-11-01 18:31

승객이 없어 유령공항으로 불렸던 강원도 양양국제공항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강원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국내외 승객 2만3300여명이 이 공항을 이용했고, 연말까지 모두 3만2000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3년 전 9개월 동안 단 한 편의 비행기도 뜨지 않아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공항’이란 비웃음을 샀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양양공항의 부활은 중국 관광객의 폭발적 증가라는 변수도 있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설악산과 설경 등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강원도를 보기 위한 중국 관광객은 지난해 25만여명, 올해는 36만여명으로 대폭 늘고 있다. 바로 이 중국 관광객을 직접 겨냥한 것이 양양공항의 재기를 가져왔다.

최문순 지사가 직접 중국 베이징과 하얼빈을 찾아가 관광설명회를 열었으며 헤이룽장성 성장을 만나 양양∼하얼빈 간 전세기 노선 활성화를 부탁하는 열의를 보였다. 중국 여행사측에 여행객 한 사람당 1만원의 지원금을 주고, 전세기 한 편당 200만∼400만원의 운항 장려금도 지급했다. 공항 곳곳을 오성홍기로 장식하고 직원들에게는 중국어 교육도 시켰다.

공격적인 마케팅과 도지사의 열정으로 양양공항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기는 하지만 문제점도 없지 않다. 양양에서 김해나 광주, 김포로 오가는 국내선의 탑승률이 너무 낮아 적자를 면치 못한다는 사실이다. 18인승 소형항공기인 에어택시를 투입했지만 이용객이 별로 없어 항공사 측에 탑승률에 따라 손실 보전금을 주고 있다. 중국의 중소 도시와 직항로를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이용도를 더욱 높이는 것도 남겨진 과제다.

어쨌든 양양공항의 비약적 발전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누가 봐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양양공항 살리기가 단체장과 공무원들의 집중적인 노력으로 성공 조짐을 보이는 것은 적자에 허덕이는 다른 지방 공항이 보고 배워야 할 것이다. 양양공항이 평창동계올림픽의 호기를 잘 살려 지역 발전과 함께 신동북아시대를 주도하는 거점 공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