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잡히는 책] 한국 지식인들은 왜 아시아 향해 떠났을까… ‘슬픈 아시아’
입력 2012-11-01 18:00
슬픈 아시아/장세진 (푸른역사·1만5000원)
2012년 노벨평화상은 논란은 있지만 어쨌건 유럽의 통합과 안정을 위해 노력해온 유럽연합(EU)에 돌아갔다. 그렇다면 아세안 등 각종 지역협력기구를 갖고 있는 아시아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 간에는 영토를 둘러싼 갈등이 한창이지만 한편으로 미국과 일본은 부상하는 아시아 지역주의에 불안한 눈길을 보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저자는 광복 이후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 당시 한국의 파워엘리트들이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고 남긴 기행문을 통해 질문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 이 시기 한국의 지식인들은 왜, 어떤 목적으로 아시아를 향해 떠났을까.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이 떠났을까.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은 ‘모더니티’를 습득할 수 있는 장소로 간주되지 않았던 탓에 민간 부문 유학생은 많지 않았다. 대신 국가를 대표해 선발된 공식사절단 격의 전문가들이 각종 행사에 참여했다. 그들은 해당지역 전문 지식을 가진 이들이 아니라 식민지 시기 미국 유학 경력과 기독교라는 상징자본을 소유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이후 한국인의 아시아 인식을 결정짓는 구조적 요인이 됐다고 저자는 말한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