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생 5명중 1명 가출경험… 서울시내 1649명 대상 설문조사

입력 2012-10-31 21:52


서울 초·중·고교생 5명 중 1명은 가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명 중 1명은 부모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한 적이 있었다.

서울시의회는 어린이·청소년인권조례추진위원회가 지난 6∼7월 시내 초·중·고교생 164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21%가 ‘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평균 가출 횟수는 3.97회였다. 가출 이유로는 ‘자유롭고 싶어서’(45%) ‘부모의 지나친 간섭’(34%) 등을 꼽았다. 가출시 주로 이용한 장소는 친구집(55.1%)이 가장 많았다. 청소년 쉼터는 8%에 불과했는데, 가출 경험이 있는 학생들의 63.7%가 청소년 쉼터가 어디에 있는지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자 17%는 가정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었다. 정서학대(11.1%)나 사이버 폭력(10.9%)을 겪은 비율도 높았다. 이들 중 상담 및 구제를 어디에 요청해야 하는지 모른다고 응답한 비율이 67.3%에 달해 관련기관의 교육과 홍보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냐는 질문에는 62.8%가 ‘그렇다’고 답했다. 상담기관이 갖춰야 할 조건으로는 ‘철저한 비밀 보장’(83.4%) ‘문제 해결방법 지도’(81.8%) ‘아동·청소년 문제에 대한 공감’(77.7%) 등이 꼽혔다.

‘부모나 학교 교사에게 어린이·청소년 인권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은 각각 부모의 경우 63.5%, 교사 62.3%였다. 한편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경우에 따라 부모나 교사의 직·간접적 체벌이 필요하다’고 응답해 많은 어린이·청소년이 스스로 체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형태 시 교육위원은 “어린이·청소년은 과도한 경쟁과 방임, 학대 등에 노출돼 있지만 자기보호 능력이 부족해 인권침해 위험이 높다”면서 “어린이·청소년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경 기자 vic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