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2명 중 1명 꼴 자녀에게 용돈 못 받아

입력 2012-10-31 18:44


은퇴자 2명 중 1명 정도는 자녀에게 용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돈을 받는 은퇴자도 월평균 33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31일 ‘자녀의 경제적 지원과 은퇴자 삶의 만족’ 보고서를 내고 은퇴자 1392명 중 자녀의 경제적 지원을 받는 사람은 54.6%인 760명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45.4%는 혼자 힘으로 살아간다는 뜻이다.

은퇴자가 자녀에게서 받는 용돈(월평균 33만원)은 한 달 평균 소득 78만원의 42%에 이르는 금액이다. 용돈 33만원 중 24만5000원은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돈이고, 나머지는 부정기적으로 받은 돈이었다. 자녀에게 용돈을 받지 않는 은퇴자의 월 평균 소득은 54만원이었다.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살 수 있는 독립적 경제력은 은퇴자가 느끼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어 배우자가 있을 때, 건강할 때, 자신이 여성일 때, 자녀가 많을 때 순으로 만족도가 높아졌다. 자녀의 경제적 지원 여부는 성별이나 자녀 수보다 영향력이 적었다. 특히 은퇴자가 독립적 경제력을 갖춘 경우엔 자녀의 경제적 지원이 주는 만족은 거의 없었다.

소득 중에선 금융소득이 은퇴자 만족도 제고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은퇴자에게 부동산 소득은 금융소득보다 비중이 크지만 만족도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했다. 자신이 직접 일해서 버는 근로소득도 마찬가지였다.

한편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에서 노후 생활비를 준비하는 사람은 43.6%에 그쳤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장경영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중·고령자는 자산이 부동산에 과도하게 편중돼 있다”며 “은퇴 전부터 금융소득 비중을 높이고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