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빼빼로데이 마케팅 돌입했지만…
입력 2012-10-31 18:29
유통업체들이 전통적 비수기인 11월을 맞아 매출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별한 공휴일도 기념일도 없는 데다 연말을 앞두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불황 때문에 어떤 행사도 효과가 없어서 업체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주력 상품인 의류 매출 부진 등으로 일년 내내 고전하고 있는 백화점들은 크리스마스 장식을 예년보다 앞당기며 연말연시 분위기 잡기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지난해보다 이틀 빠른 지난 29일 건물 내·외부에 대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마쳤다고 31일 밝혔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보다 2주가량 빨리 크리스마스 단장을 끝냈다. 현대백화점도 2일부터 매장별로 순차적으로 크리스마스 외관 꾸미기에 들어간다. 하지만 불황 탓에 장식 규모를 키우거나 지난해와 달라지는 것은 거의 없다.
백화점들은 11월에 창사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1년 중 가장 성대하게 고객 사은품 지급행사를 준비 중이다. 롯데는 총 2만명에게 K7 자동차 등 사은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사상 최대인 500억원 상당의 사은품을 준비했다. 백화점들은 사은품을 무기로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11월은 수학능력시험이 있어서 해마다 매출 부진을 겪는 달이다. 게다가 사은품을 늘리면 매출은 올라갈 수 있지만 수익성은 떨어지기 때문에 백화점 입장에서 좋은 것만도 아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행사를 크게 하면 지난해 11월보다 매출이 더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불황이라 연말을 앞두고 소비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될까봐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걱정했다.
유통업체들이 기대하는 11월 가장 큰 특수는 ‘빼빼로데이’다.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이날 일제히 빼빼로 마케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할인을 통해 미리 구매를 유도하거나 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다만 11일이 휴일이란 점이 변수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2007년에도 빼빼로데이가 휴일이었는데 미리 사가는 고객이 많아 매출은 올랐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불황이란 변수가 더해져서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대형마트들도 빼빼로데이가 고객 유입을 돕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매출 증진을 위해 삼겹살, 한우 등 평소에는 주력 상품으로 내놓는 것까지 ‘미끼상품’으로 활용할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11일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강제휴무일이 적용되는 매장이 많아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