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아웃도어 제품도 유해물질 조사하라
입력 2012-10-31 18:32
유명 아웃도어 의류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과도하게 검출됐다고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했다.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웃도어 의류 14종을 검사했더니 여성과 아동용 재킷 등 대부분에서 과플루오르 성분이 ㎡당 1.0㎍ 이상 나왔다는 게 그린피스 보고서의 요지다. 이 물질은 섬유의 방수 기능을 위한 것으로 인체에 흡수되면 재분비 체계에 혼란을 주고 생식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
문제의 제품들은 유럽에서 판매된 것들이고 문제를 제기한 곳도 외국의 급진 환경단체다. 해당 업체 1곳은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 제품이니 안심하고 입어도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유럽 국가들처럼 의류에 사용되는 플루오르 화합물을 규제하고 있지 않아 남의 일처럼 방치할 게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아동용 의류의 경우 아이들이 옷이나 옷을 만진 손을 입에 넣을 우려가 높고 플루오르 화합물은 체내에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해당 제품들을 검사해 실태를 파악한 뒤 필요하면 규제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아웃도어 명품에 대한 소비가 유별나다. 양복 한 벌 값을 넘는 고가 제품인데도 브랜드를 중시해 구매를 결정한다. 원래 등산 같은 야외활동을 돕기 위해 제작된 기능성 제품인데 평상복처럼 입고 다녀 ‘아웃도어 룩’이란 조어까지 생겼다. 아이들 사이에 명품 아웃도어 제품 갖기 경쟁이 과열되자 착용을 금지한 학교도 생겼다고 한다.
이런 유행을 타고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매년 30%가 넘는 성장세를 구가했다. 2006년 1조원대였던 시장규모가 지난해 4조원을 넘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됐다. 하지만 지난 2월 서울YMCA는 국내 아웃도어 제품 가격이 해외에 비해 50%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를 내놓았다. 3번 세탁하면 기능이 뚝 떨어지는데 값은 일반 제품의 2배나 된다는 소비자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아웃도어 의류업계는 이제 가격에 걸맞은 효용과 안전성을 제공해야 한다. 소비자들도 과시욕에서 벗어나 합리적 소비태도를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