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후보 적합도는 文, 경쟁력은 安이 앞서
입력 2012-10-31 19:01
③ 문항… 뉘앙스도 챙긴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의 여론조사 설문 문항 초안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대항할 단일후보로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가운데 누구를 지지하십니까’였다. 정 후보 측은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판단해 즉각 이의를 제기했고 초안의 ‘대항할’이란 문구는 ‘경쟁할’이란 단어로 수정됐다. 그러나 최종 단일화 여론조사는 노 후보(지지율 46.8%)가 정 후보(42.4%)를 누른 것으로 나왔다. 당시 노 후보 대선 캠프에 몸담았던 관계자는 31일 “문항의 뉘앙스만으로도 승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양측이 문구 하나로 티격태격했다”고 회상했다.
따라서 후보 단일화 논의를 앞두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도 여론조사 설문 문항 조율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단일후보 적합도는 문 후보가, 경쟁력에선 안 후보가 앞서기 때문이다. 안 후보 측은 2002년 때처럼 경쟁력과 지지도를 같이 묻는 문항을 요구할 소지가 크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처럼 적합도와 경쟁력을 평균하는 방식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안 후보 측은 단일화와 관련해 ‘정권교체와 정치혁신을 둘 다 이룰 수 있는 후보여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때문에 설문 문항에 정치혁신이나 새 정치 항목을 넣자고 주장할 것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주관적 편견이 들어갈 수 있는 설문 문항은 만들 수 없다”며 “지지도, 적합도, 경쟁력 세 가지 중 하나 또는 둘을 결합한 문항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