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헛수고가 아닙니다

입력 2012-10-30 19:15


누가복음 5장 1∼6절

우리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음에도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 사람들을 주변에서 종종 보곤 합니다. 힘을 다해 가축을 키웠지만 구제역이 퍼져 생매장을 해야 하는 축산농가나 예금 이자를 더 받기 위해 한두 푼씩 모은 돈을 저축은행에 맡겼다 돈을 못 찾게 된 서민들의 이야기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는 오랜 경험을 가진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살다 보면 경험이 많은 사람이 노력했음에도 실패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오늘 말씀의 무대인 이스라엘 북쪽 게네사렛 호수 주변에는 고기를 잡거나 사려는 사람들로 항상 붐볐습니다. 예수님이 이곳에서 말씀을 전하자 많은 사람들이 듣기 위해 몰려왔습니다(1절). 하지만 이곳엔 예수님보다는 먹고 살기에 관심이 더 많은 이들도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몰려온 이들보다 무관심했던 이들을 더 주목했습니다.

고기잡이를 끝낸 시몬이란 어부가 배에서 나와 그물을 씻자 예수님은 다짜고짜 그에게 배에서 사람들을 가르칠 테니 육지에서 조금 떼어 달라고 말합니다. 예수께서 그의 배에 오른 것은 더 많은 사람에게 잘 들리게 하려는 목적도 있었지만 배에서 노를 저을 시몬이 자신의 곁에서 말씀을 듣게 하려는 뜻도 있었습니다. 그분의 관심사는 일상에 찌들어 말씀에 관심조차 없는 시몬에게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에 등장한 게네사렛 호숫가는 이 세상의 축소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존을 위해 물고기를 잡아 파는 이들처럼 현대인들은 생존을 위해 분주하게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같은 세상을 구원키 위해 아들을 보냈습니다. 또 그 아들은 세상 속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혔고 사흘 만에 부활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듣고 믿게 된 사람들이 오늘날 크리스천입니다.

이들은 교회에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감사하고, 예배하는 일을 세상 어떤 일보다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 것은 아닙니다. 교회 다니기 전 이들도 예수님에 대해 무관심한 채 오로지 먹고살기에 급급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을 못 본 체하지 않고 가정과 직장이라는 인생의 배에 올라주셨습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시몬에게 깊은 물에 가 그물을 내리라고 말합니다(4절). 나사렛에서 목수로 일한 예수께서 오랫동안 어부였던 시몬에게 고기를 잡으라 명령합니다. 더구나 밤새도록 헛수고만 하고 돌아온 그에게 날이 밝아 고기 잡힐 시간이 아님에도 그물을 내리라 합니다.

시몬은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말씀대로 가서 그물을 내렸습니다. 순종의 결과, 그물이 찢어질 정도로 고기가 가득 잡혔습니다.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의지해 노력을 했을 때는 헛수고였지만 예수님께 순종하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이는 천지와 만물을 창조하고 나를 만든 분께서 내가 모르는 세상을 잘 알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일에는 결코 헛수고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말씀 안에는 실패와 아픔을 승리와 기쁨으로 바꾸는 놀라운 기적이 여전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기적은 일평생 지은 죄로 심판을 받을 내가 하나님의 자녀가 돼 영생을 얻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시몬처럼 예수님을 믿고 말씀대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 헛수고가 아니라 기적을 체험하며 복을 받는 삶이되길 기도합니다.

이규왕 목사 (수원제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