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네오나치 아버지 10세 아들이 권총살해
입력 2012-10-30 19:11
지난해 5월 1일 새벽, 미국 캘리포니아의 10세 소년 조지프 홀은 소파에서 잠자고 있던 그의 아버지의 머리에 권총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어린 아들에게 살해된 아버지 제프 홀은 광신적인 네오나치주의자로 미 서부 지역의 리더였다. 그는 멕시코 국경지대에서 불법이민자를 ‘사냥’하는 민병대를 조직해 반나치주의 운동가들의 비난을 받던 인물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시작된 이 기구한 사건의 재판을 앞두고 ‘살해 동기와 요인들이 소년의 나이와 배경에 복잡하게 맞물려 있는 사안’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사건을 맡은 마이클 소시오 검사는 “이 어린 소년을 살인범으로 부르는 것에 약간은 회의적”이라면서도 “범행이 나치즘과 성장환경의 영향이라고 할 수만은 없다. 명백히 계획된 살인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NYT는 전했다.
하지만 조지프의 국선 변호인 매튜 하디는 “소년에게 신경·정신적 문제가 있다”면서 “이는 네오나치라는 폭력적인 환경 속에서 학대를 받아온 소년의 성장환경에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건 당시 현지경찰 발표에 따르면 제프 홀은 네오나치 집회마다 아들 조지프를 강제로 참석시켰고, 어린 아들에게 인종주의와 나치즘을 주입시켰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 전날에도 네오나치 행동대원들의 파티 도중 조지프를 심하게 나무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10세 어린이에게 야간투시경과 권총 사용법 등의 전투기술을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나치 친위대 문양이 새겨진 벨트를 매고 다니게 했다.
조지프의 변호인은 “죽음의 의미조차 설명해 줘야 하는 10세 어린이에게 범죄 의도라는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변론하고 있지만, 검사 측은 조지프의 상태를 고려해 격리 상태에서 ‘보호관리’가 필요하다며 반론하고 있다. 조지프가 살인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는다면 캘리포니아 소년법원의 격리 수용시설에 들어가는 최연소 수감자가 된다고 NYT는 전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