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환자 사망사고 낸 의사 재판받는 중에도 ‘우유주사 장사’

입력 2012-10-30 21:17

프로포폴 과다투여로 환자 사망 사고를 일으킨 의사가 재판을 받는 중에도 ‘우유주사 아저씨’로 활동하며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판매하다 검찰에 붙잡혔다. 이 의사는 프로포폴을 갖고 중국에 원정 성형수술까지 다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성진)는 30일 프로포폴을 불법 유통·소지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로 의사 조모(44)씨와 병원직원 조모(42)씨를 구속기소했다.

의사 조씨는 서울 강남과 부산 해운대 일대 모텔 등에서 김모(27·여)씨 등 6명에게 16차례, 직원 조씨는 이모씨 등 2명에게 17차례 프로포폴 등을 판매한 혐의다.

특히 의사 조씨는 지난 1월부터 한 달에 1∼2차례 프로포폴 앰풀 2병씩을 몰래 숨겨 중국 상하이로 출국하기도 했다. 조씨는 “중국에 출장 성형수술을 갔으며 프로포폴은 마취제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의사 조씨는 2009년 프로포폴 과다투여 사고로 병원을 폐업해 신용불량자가 되자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병원 폐업 후 서울 강남의 A성형외과 병실을 빌려 단골 고객 성형수술을 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방법으로 프로포폴을 구할 수 없자 A병원 원장의 도장을 파서 구매서류에 찍고 프로포폴을 불법으로 사들였다. 조씨는 지난 9일 검찰에 체포될 당시 자신의 벤츠 승용차 트렁크와 가방에 프로포폴 앰풀 120병과 케타민 40병, 미다졸람 80병을 보관하고 있었다.

고객은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많았다. 상습투약자 김씨는 의사 조씨에게서 2000만원 상당의 약품을 외상 구입하고, 부산 해운대 인근 모텔에서 37시간 연속 투약하기도 했다. 김씨가 한꺼번에 투약한 양은 프로포폴 400㎖(20㎖ 앰플 20병), 미다졸람 100㎖(20㎖ 앰풀 5병)에 달했다.

유흥업소 종업원 이씨는 직원 조씨에게서 14차례에 걸쳐 50㎖ 프로포폴 앰풀 90병을 구입해 투약했다. 이씨는 현금이 떨어지자 자신이 갖고 있던 다이아 목걸이·귀걸이 세트, 까르티에 팔찌, 프라다·에르메스 등 명품 가방을 현금 대신 주고 프로포폴을 구입하기도 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