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된 월성원전 1호기 수명 연장 불투명

입력 2012-10-30 18:55


30년째 가동 중인 경북 경주의 월성 원자력발전 1호기가 올해에만 세 번째 고장 나면서 다음 달 20일 수명완료 후 발전 계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2010년 동일본 후쿠시마 원전 대폭발 이후 국내 첫 원전 수명연장 심사여서 허가권을 가진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물론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도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30일 “월성 1호기의 29일 오후 9시39분에 발생한 고장은 발전소 운전원이 차단기를 잘못 조작해 전원 공급이 끊겼으며, 이 때문에 냉각수 계통에 이상이 생겨 발전이 정지됐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은 고장 후에도 60%가량 가동하던 월성 1호기를 아예 꺼버리고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

월성 1호기는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해 다음 달 20일 설계수명이 완료되는 대표 노후 원전이다. 이번 고장을 포함해 올해에만 가동 중 세 번 멈췄으며, 계획정비기간 이상을 포함하면 총 4차례 고장을 기록했다. 2007년에 30년 수명이 끝났으나 정부 허가로 10년 수명이 연장된 고리 1호기 역시 올해 계속된 발전 정지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은 상태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1호기의 계속 가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적 에너지 정책의 추세와 배치된다”며 수명연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원자력안전위 손재영 사무처장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여부에 대해 “현재 기술심사를 진행 중이며 한수원의 보완 계획을 청취해야 해 다음 달 20일 이전까지는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25년 이상 상업운전을 실시한 원자로는 총 6기다. 월성 1호기는 이 가운데 박정희 정부가 핵개발까지 고려해 만든 한국 최초 천연우라늄을 쓰는 중수로 원전이다. 한수원은 2009년부터 월성 1호기에만 5000억여원의 정비 예산을 쏟아부으며 수명연장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는 월성 1호기의 비상냉각계통이 다른 중수로 원전의 절반 수준인 점과 최근 불거진 한수원의 관리능력 미숙을 들어 연장 허가에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