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다급한 안철수 캠프, 정치혁신안 발표 불구 아마추어 역풍
입력 2012-10-30 19:23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은 추석 이후 20%대 중후반에 멈춰 있다. 그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정치 아마추어’ 이미지다. 지난 23일 내놓은 국회의원 정원 감축, 정당보조금 축소, 중앙당 폐지 등 정치혁신안에 정치권과 학계는 비판적이다. 여론조사에 나타난 대중의 우호적 반응과 거리가 있다. 여론지도층의 평가가 냉정해진 데는 아마추어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쳤다. 기성 정치권과 다른 모습으로 각광을 받았는데 오히려 마이너스 요인이 된 셈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 안일원 대표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유권자들이 안 후보가 던진 정치개혁안 등에 정서적으로 일단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여야 합의를 끌어내기 힘든 무소속 대통령에 대한 우려나 불안감도 분명히 있다. 지금의 표심이 막판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리서치뷰의 29∼30일 여론조사 결과 안 후보는 3자 구도에서 지지율 25.6%를 얻어 출마선언 이후 두 번째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26.6%)에게 2위 자리를 내줬다.
아울러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응하는 ‘모호한’ 태도도 유권자 피로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출마선언 이후 40여일간 안 후보는 관련 질문에 한결같이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식의 답변을 했다. 출마할까 말까의 고민을 지치도록 기다렸던 유권자들은 다시 단일화를 할 건지 말 건지 기다리느라 피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안 후보가 여론지도층의 싸늘한 평가와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극복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후보 간 TV토론과 단일화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청중을 사로잡는 ‘공감화법’을 강점으로 갖고 있어 공개 토론회에서도 다른 후보와 충분히 차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캠프가 줄기차게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 문 후보와의 3자 토론을 제안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또 정치권의 한 인사는 “안 후보 지지율은 이미 고점을 찍고 정체와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지율이 반등할 기회는 단일화 과정에서 어떻게 국민의 뜻에 따라 감동을 주느냐, 선제적으로 논의를 이끌고 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안 후보의 종합정책 발표 때 ‘안철수표 공약’을 선보이는 것도 지지율 고착화의 답답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다. 대선이 50일 남은 상황에서 아직 안 후보는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울 만한 정책이 없다. 경제민주화, 자영업자 대책 등을 차례로 내놓고 있지만 이미 다른 후보 진영과 차별화되는 대목이 많지 않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