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대출 150조 모두 57만 가구… 다중채무자는 316만명

입력 2012-10-30 21:29

부실 우려가 있는 ‘하우스푸어’는 57만 가구, 대출금은 15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20% 떨어지면 대출금이 재산보다 많은 고위험 하우스푸어는 최대 14만 가구에 이르게 된다.

금융연구원은 30일 금융위원회와 함께 ‘가계부채의 미시구조 분석 및 해법’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상환비율(DSR)이 60%를 넘는 ‘잠재적 위험 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 56만9000가구다. 이들이 은행 등 금융권에 진 빚은 14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잠재적 위험 가구는 소득의 6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사람들로 하우스푸어다.

하우스푸어가 많은 계층은 연령별로 40·50대(35만2000가구), 직업별로 자영업자(26만1000가구), 지역별로 수도권 거주자(33만9000가구)였다. 이들 중 부동산과 금융 자산을 다 팔아도 대출금을 못 갚거나 부동산 평가액의 40%만 건지는 ‘고위험 가구’는 2만4000∼10만1000가구, 대출금은 16조300억∼47조5000억원으로 추정됐다.

집값 하락이나 금리 상승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집값이 20% 하락하면 고위험 가구는 최대 14만7000가구로 늘었다. 최대 12만3000가구 증가하는 셈이다. 금융권 손실은 최대 16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연구원은 이 경우 은행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최대 1.4% 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치지만 자기자본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이 과도한 일부 제2금융회사는 부도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는 올 6월 말 기준 316만명으로 총 가계 대출자의 18.3%였다. 이들의 대출금은 279조원이다. 이들 중 30일 이상 연체한 다중채무자는 36만2000명(11.5%)이다.

다중채무자 가운데 연소득이 1000만∼2000만원인 저소득 연체자 비중은 2010년 11.4%, 지난해 15.7%, 올 6월 말 17.4%로 계속 증가세다. 소득 1000만원 이하 다중채무자의 연체 비중은 이 기간 11.8%에서 17.2%로 늘었다.

60대 이상 고령층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LTI)은 200%를 초과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들은 만기 때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 방식의 비중이 커 부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부채는 올 3월 기준 350조원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대출 비중이 44%에 달했다.

강창욱 이경원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