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윤성환·윤희상, 닮은 오른팔 챔프 가른다

입력 2012-10-30 18:36

삼성의 우승으로 시시하게 끝날 것 같았던 한국시리즈(KS)가 SK의 대반격으로 최소 6차전까지 가게 됐다. 어느 팀이 최종 승자가 될 지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가운데 양 팀은 좋았던 기억으로 5차전에서 총력전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SK 이만수 감독은 KS 1, 2차전에서 맥없이 무너졌을 때 “선수들에게 2007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1, 2차전을 모두 내주고 우승한 사례는 2007년 단 한 번 밖에 없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팀은 바로 SK였다. SK는 당시 두산에게 홈에서 경기를 모두 내줬지만 3차전부터 내리 4번 이겨 우승컵을 들어올린 적이 있다. 이런 모습이 이번 4차전에도 똑같이 나왔다. 5년 전 SK는 4차전에서 조동화·김재현의 연속타자 홈런과 김광현의 호투로 승리했다. 그런데 올 시즌 KS 4차전에서도 SK는 박재상·최정의 백투백 홈런으로 승리했다. 김광현도 4차전 승리투수가 됐다.

이에 맞서 삼성 류중일 감독은 “2승2패가 돼 원점이다. 잠실에서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잘 하니 승부를 걸겠다”고 했다. 그만큼 삼성은 잠실에서 강하다. 실제 삼성은 2005년 이후 잠실에서 열린 KS에서는 무패를 기록 중이다. 2005년 두산과의 KS에서는 2승, 2006년에는 1승1무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SK를 만나 인천에서 일격을 당했지만 KS 5차전에서는 우승을 확정짓고 잠실구장을 승리의 깃발로 물들였다. SK로서도 2009년 잠실에서 KIA와 맞붙은 KS 7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눈물을 떨군 슬픈 추억이 있는 곳이다.

잠실이라는 새 환경에서 기선 제압의 특명을 받은 선발은 윤성환(삼성)과 윤희상(SK)이다. 이 둘은 1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 또다시 선발로 격돌한다. 1차전은 삼성의 ‘황태자’ 윤성환의 승리였다. 윤성환은 당시 5⅓이닝을 4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윤희상도 결코 나쁘지 않은 투구를 선보였다. 윤희상은 당시 8이닝을 완투하며 5안타와 사사구 4개로 3실점해 제 몫을 했으나 타선의 침묵으로 패배의 쓴잔을 들었다. 하지만 당시 완투가 과부하 걸린 중간계투진에 휴식을 줌으로써 3∼4차전 때 불펜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과연 어느 선수가 좋은 기억으로 호투해 팀의 5차전 승리를 이끌 지 관심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