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총사 신학대 총장님 “우리는 삼각교회 스타일”
입력 2012-10-30 14:50
“만약에 노 원장님까지 총장이 되신다면 삼각교회에서 신학대 총장 4명이 나오는 거네….”
최무열(57) 부산장신대 총장은 올 초 문성모(58) 서울장신대, 권용근(58) 영남신학대 총장, 노영상(58) 당시 장신대 신대원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농담처럼 한마디를 던졌다. 이들은 1970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서울 한강로 삼각교회(사진)에서 전도사와 부목사, 청년부 임원 등으로 짧게는 1년, 길게는 7∼8년씩 시무한 적이 있다. 최 총장을 제외한 3명의 총장은 예장통합총회 산하 신학대학원 74기 동기이기도 하다.
최 총장이 그날 무심코 던진 한마디는 현실이 됐다. 지난 8월 노 원장은 호남신학대 총장으로 내정된 데 이어 9월 예장통합 총회의 인준을 거쳐 총장에 취임한 것. 예장통합 산하 7개 신학대 가운데 4개 대학의 총장이 한 교회 출신인 셈이다. 김길용(70) 삼각교회 시무 장로는 30일 “우리 교회에서 미래의 교단 목회자들을 양성하는 신학대의 수장을 4명이나 배출했다는 건 교단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1970년대 초반 약 6년 동안 청년부 회장과 성가대 지휘를 맡았던 노 총장은 “청년부 시절부터 이 교회에서 학생 성가대 지휘를 주로 맡았는데, 성탄절을 앞두고 칸타타를 열심히 준비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추억을 떠올렸다. 권 총장은 1979년에서 80년까지 1년 정도 교육 전도사로 있던 중 삼각교회 교회학교 여교사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86년부터 3년간 부목사로 섬겼던 최 총장은 “우리 4명의 총장들이 섬기던 당시 삼각교회 담임 목회자는 조유택(현 남대문교회 원로) 목사님이셨다”면서 “특히 교육 분야에 대한 조 목사님의 남다른 열정이 ‘신학대 총장 4인방’을 배출하는 데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교회 부목사 출신인 문 총장은 “특정교회 출신이 한꺼번에 신학대 총장으로 활동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어디까지나 하나님이 주신 직분인 만큼 겸손한 자세로 맡은 직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들 총장 4인방은 같은 교회 출신이라는 점이 ‘실(失)보다는 득(得)’이 될 거라고 입을 모았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거든요. 그 어느 때보다 신학교 간 공조가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삼각교회는 내년 10월 교회 창립 68주년을 기념해 이들 신학대 총장 4명을 초청, 신학세미나를 가질 예정이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