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난감한 문재인 캠프, 쓸 만한 카드 다 써봐도 지지율 안 올라

입력 2012-10-30 19:23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는 최근 친노(親盧·친노무현) 인사 9인 퇴진, 정치혁신안을 담은 ‘광주선언’ 등 굵직한 의제를 연이어 던졌다.

후보 입장에선 ‘회심의 카드’지만 좀처럼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20%대 초중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쓸 만한 카드는 다 썼는데도 눈에 띄는 지지율 반등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다 보니 당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야당 후보로서 선명성이 떨어지고 선거 전략도 밋밋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에서 좀처럼 지지도가 오르지 않는데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30일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 퇴진이나 참여정부의 실책에 대한 뼈저린 반성 두 가지를 보여줘야 되는데 둘 다 때를 놓쳤다”면서 “현재로서는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에서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눈에 확 띄는 전략이 없는 것은 “당장 표가 되더라도 인기영합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는 문 후보의 소신도 일정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후보가 선거 때 표를 얻으려고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강하다”며 “후보의 세계관이 그렇다면 어쩔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캠프 내에서는 “곧 효과가 나타난다”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다음 달 초면 지지율 상승효과가 눈에 띌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른 캠프 관계자는 “여론이 움직이는 데는 특정행사를 기점으로 2∼3일 정도가 걸린다. 광주선언 이후 호남, 40대, 화이트칼라층에서 여론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43.8%, 문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24.8%를 얻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캠프에서는 앞으로도 획기적 카드보다는 그동안 진행해 온 정책 행보와 정치 쇄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가 단일화의 연결고리인 ‘정치쇄신’과 관련해 의원 수 감축, 정당보조금 폐지 등을 내세운 안 후보의 쇄신안을 연일 비판하는 것도 ‘안정적인 개혁’을 강조해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문 후보의 변화와 쇄신이 안 후보에 비해 안정감이 있다. 정당조직, 국정운영 경험, 도덕성, 서민의 삶에 대한 이해 등에서 앞선다는 여론이 퍼져나갈 것”이라며 “이번 주 당원 교육 등을 통해 조직이 결집되면 후보 지지율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선대위 일각에서는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성 일정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