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文·安 대선 전쟁] 의원들 다그치고 발언 세지고… 박근혜가 달라졌다
입력 2012-10-30 21:25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가 달라졌다. 연일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집권 의지를 불태우며 의원과 당직자를 독려하고 있다. 당내에서 “후보가 요새 부쩍 쫀다(다그친다)”는 말이 돌 정도다.
◇“부산 챙겨주세요”=박 후보는 지난 27일 중앙선거대책본부 위원장 및 부위원장급 인사들과 오찬을 했다. 도중에 부산이 지역구인 유기준 최고위원이 지역구 방문 때문에 먼저 일어나면서 “지난 대선 때 제 지역구 득표율이 부산에서 제일 높게 나왔다. 이번에는 그걸 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지역구 외에 부산 서·북부 지역까지 두루두루 잘 챙겨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한다.
평소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고향인 부산 민심에 관심을 기울여왔던 박 후보의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이 때문인지 이 지역 의원들은 30일 김무성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이진복 부산시당위원장의 소집령을 받고 긴급 회동했다. 이헌승 의원은 “15명 중 13명이 참석했으며 대선 때까지 모두 지역으로 하방해 열심히 뛰기로 결의했다”고 전했다.
◇“2등은 필요 없다. 지금 뛰어 달라”=박 후보가 최근 당 행사에서 내놓은 발언도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서병수 사무총장은 “이제부터 제대로 선거운동을 하자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29일 의원총회장 문 앞에 서 있다가 의원들을 직접 맞으며 악수를 나눴다. 연단에 올라가서는 “이번 대선은 나라의 운명이 걸린 선거로, 우리의 모든 것을 다 바쳐도 아깝지 않다”며 “혼심의 힘을 다 바친다고 하는데 (혼신의 힘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50일이 지나면 노력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고 (대선에서) 2등이라는 것은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28일 선대위 여성본부 출범식에서 “여성 대통령만큼 큰 변화와 쇄신은 없다. 저와 함께 그런 나라를 꼭 만들어보고 싶은가. 기회가 날이면 날마다 있는 게 아니다.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독려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악착같이 뛰어달라는 얘기로 들렸다”며 “후보의 집권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지난 25일 청년본부 출범식 때는 빨간색 운동화를 신으면서 “열나게 돌아다녀 주세요. 나중에 몇 센티가 닳았나 운동화 검사를 하겠다”는 말도 했다.
◇정보통신분야 공약 발표=현장을 찾아가 정책 대안을 내놓는 행보를 이어갔다. 박 후보는 이날 정보방송통신(ICT)대연합회와 미래IT강국전국연합 주최로 열린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방송의 공공성을 강조하면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공론의 장을 마련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또 “공영방송 이사회가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균형 있게 반영하고, 사장 선출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장기 파업과 김재철 사장 거취 문제로 시끄러운 MBC와 KBS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아울러 박 후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을 강조하며 “지역주민센터, 우체국 등 공공 지역을 중심으로 무료 와이파이를 현재 1000개소에서 1만개소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통신비 가계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동통신 가입비를 폐지하고 방송통신위의 요금인가 심의 과정도 공개하겠다”고 했다.
김나래 유성열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