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포커스] 安 “11월 10일 이후 논의”-文 “형식·시기 얘기할 때”… 단일화 물꼬 텄다

입력 2012-10-30 21:30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후보 단일화 논의 시점을 ‘다음달 10일 이후’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30일 한 토론회에 참석해 “단일화 형식과 시기를 얘기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본격적인 논의 착수를 제안했다.

안 후보는 전날 캠프 전체회의에서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다음달 10일까지 정책안을 내놓기로 했으니 그 약속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캠프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는 안 후보가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했으며, 논의 또한 이르면 내달 10일 이후 급진전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안 후보가 지난 19일 강원도 방문 때 ‘만약 국민이 원해 단일화 과정이 생기면 거기에서 이겨 끝까지 갈 것이고, 아니면 아닌 대로”라고 밝힌 것에 비해서도 한발 더 진전된 입장이다.

안 후보는 서울 신공덕동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행복한 아이를 위한 엄마들 간담회’를 마친 뒤 ‘다음달 10일 이후 단일화 논의를 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정책을 만드는 게 우선으로 그 목표가 11월 10일 정도인데 시간이 더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10일 이후 단일화에 착수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우리나라를 많은 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도록 의견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 그게 선행되지 않고 방법론이 나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전제를 달았다. 안 후보는 이날 트위터 글을 통해 “40일간 큰 비상을 위한 날개를 다듬었다. 앞으로 50일 동안 위대한 변화의 미래를 보여드리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도 서울 영등포동 하자센터에서 열린 ‘문재인의 정치혁신 비전을 묻다’ 토론회에서 “단일화 논의를 열어 달라. 이제 터놓고 얘기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우상호 캠프 공보단장도 브리핑에서 “언제까지 단일화 논의를 늦추겠다는 것인지 안 후보 측에 공식 질문한다”고 단일화 논의를 공식 제안했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후보도 단일화를 해야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51% 대 49% 정도의 박빙 승부를 펼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안 후보가 국민에게 자신의 공약을 다 보여준 뒤 평가받길 원해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한다.

분위기가 이렇게 돌아가자 새누리당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은 선대본부 회의에서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로 허송세월을 보내면서 우리 정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서병수 사무총장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언급하며 “둘은 아직 플레이오프 일정조차 못 잡았다”고 꼬집었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