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항 또 뚫려… 외국선원 3명 무단이탈
입력 2012-10-29 21:05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어선에서 외국인 선원들이 무단이탈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 보안시스템 강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29일 법무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부산항만공사, 해경 등에 따르면 올 들어 부산 감천항에 정박한 선박에서 무단이탈해 도주한 외국인 선원은 25명이다. 감천항을 통한 외국인 선원 무단이탈은 2010년 12명, 2011년 27명 등 해마다 증가하는 실정이다.
감천항 동편 1부두 13번 선석에 정박한 우리나라 오징어잡이 어선 D호(300t급)의 인도네시아인 S씨(30) 등 선원 3명이 지난 28일 오전 10시10분쯤 무단이탈했다.
부산항만공사 등이 조사한 CCTV 화면에는 무단이탈 선원들이 선박에서 내려 부두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찍혔다. 현장 조사 결과 이들은 감천항 철조망을 1m 정도 파손한 뒤 부두 밖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감천항에 정박 중이던 대만 선적 꽁치봉수망 어선에 타고 있던 베트남 선원 1명이 8월 4일 무단이탈했다가 하루 만에 붙잡혔다. 7월 23일에는 감천항 2부두 2선석에 정박 중이던 러시아 선적 냉동운반선에서 인도네시아 선원 9명이 무단이탈,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이처럼 감천항에서 외국인 선원 무단이탈이 잦은 데 대해 전문가들은 허술한 보안시스템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감천항은 1970년대 부산항의 보조항으로 개발되면서 양곡·고철 등을 취급하는 전용부두와 어선 및 조선기지 등으로 조성됐다. 이 때문에 감천항에는 평소 러시아 등 외국적 선박 50여척이 정박해 있고, 그 안에 외국인 선원 1200여명이 있다.
부산항만공사와 해경 등은 외국인 선원들의 무단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50여억 원을 들여 80여곳에 CCTV를 확대 설치하고 울타리를 보강했다.
항만 전문가들은 “CCTV 설치 등 시설보강에만 치중해 구멍이 뚫렸다”며 “항만 순찰, 경비시스템 보강과 유관기관 공조체제 구축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