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셰프 재미교포 아키라 백 “제 요리 초고추장·된장에서 나온 맛이죠”
입력 2012-10-29 19:24
“한식은 처음에는 가까이 하기 어렵지만 한 번 맛들이면 계속 찾게 되죠. 이처럼 중독성이 강한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선 일본 스시의 캘리포니아롤 같은 입문 메뉴가 필요합니다.”
세계적인 셰프 아키라 백(38)은 2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한식의 세계화는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일식의 세계 진출 마케팅을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일식이 처음 미국에 진출할 때 스시와 함께 현지인의 입맛에 맞는 캘리포니아롤을 개발해 미국인들을 이끌었듯이 우리나라 음식의 특성은 살리면서 외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서울고메조직위원회가 세계적인 국내외 셰프를 초청해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펼치는 ‘서울 고메 2012’에 참가하기 위해 내한했다. 아키라 백은 한국에서 태어나 중학교 1학년 때인 14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간 재미교포. 초등학교 때 야구선수였던 그는 미국에선 스노보더로 변신, 1998년 세계대회 5위까지 올랐다. 부상으로 스노보드를 그만둔 다음 평소 단골 일식집 셰프가 멋있어서 그에게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때가 19세.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2년 동안 본척만척 하셨죠. 지금은 제가 새로 개발한 요리를 맛보시고 모니터해주시지만요.”
칼질도 제대로 못했던 그는 자면서도 플라스틱 밥을 거머쥐고 잘 만큼 노력을 거듭해 30대 초반에 세계적인 일식집 ‘노부’의 최연소, 비일본계로는 최초로 총 주방장이 됐다. 2008년 유명 셰프들이 요리 솜씨를 겨루는 미국 TV프로그램 ‘아이언 셰프’에 출연했다. 우승은 못했으나 그가 유명 스타 셰프가 되는 계기가 됐다. 현재 그가 총 주방장으로 있는 벨라지오 호텔의 ‘옐로 테일’은 미식가들이 모여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손꼽히는 맛집이다.
“아키라 백 요리는 독특하다고 하는데 그 맛은 초고추장 된장 등에서 나온 것입니다. 앞으로 한국 소스를 활용해 일식도 한식도 아닌 ‘아키라 백 스타일’의 요리로 발전시킬 것입니다.”
그는 세계 16개 도시에 ‘아키라 바이 아키라 백’을 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