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원대 전북道금고 잡아라” 유치경쟁 가열

입력 2012-10-29 19:11

“4조원대 금고를 잡아라.”

NH농협은행 전북본부와 전북은행이 4조원에 이르는 전북도금고 유치를 놓고 다섯 번째 진검 승부를 벌이고 있다. 전북도가 다음달 하순 도금고 지정 금융기관을 최종 선정키로 함에 따라 불꽃 튀는 양자 대결을 시작한 것이다.

최근 10년간 4차례 승부에서는 농협이 3대 1로 앞선다. 2005년부터 세 차례 연속 승리한 농협은 4회 연속 유치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반면, 전북은행은 이번에는 기필코 설욕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먼저 농협은 공익 금융기관임을 강조하며 수성(守城)을 자신하고 있다. 그동안 지자체 금고 취급 노하우와 금융권 최대의 점포망(5645곳), 국내외 신용평가기관으로부터 인정받은 신용도와 자산의 안정성 등을 내세우고 있다.

김문규 영업본부장은 “농협은 청와대와 정부종합청사 금고를 비롯한 전국 240개 지자체의 금고를 수탁 관리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국내외 신용도가 가장 높은 농협이 관리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북은행은 도내에 본점을 둔 ‘향토은행’임을 주장하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다.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차단과 지역기업에 대한 자금 확대 등을 통해 전북경제 활성화와 지역 공헌사업의 성과가 큰 점을 앞세우고 있다.

김종원 본부장은 “전북은행 임직원의 95%가 도내 출신이며 지난 4년간 295명을 신규 채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12.3%(92억원)를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공생경영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갖가지 소문도 난무하고 있다. 전북도의 의중이 이미 모 금융기관에 쏠렸다는 것부터, 최근 변경된 배점 기준이 한 쪽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설까지 나온다.

현재 전북도금고는 1금고인 일반회계(3조6945억원)와 3개 기금(291억원)을 농협이, 2금고인 특별회계(6130억원)와 10개 기금(2819억원)을 전북은행이 맡고 있다.

내년 1월 1일부터 3년간 도금고를 맡을 금융기관은 내달 2일 관련 공고 게시 뒤 행정부지사를 비롯한 12인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북도 금고 지정심의위원회’가 최종 선정한다. 내년도 예산도 올해와 비슷한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1순위 기관이 1금고를 맡는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