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1% 기업이 법인세 86% 부담
입력 2012-10-29 21:13
우리나라 상위 1% 대기업이 전체 법인세의 86%가량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절반에 가까운 기업은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을 정도로 열악했다.
29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6만614개 법인 중 상위 1%인 4606개사가 국세청에 신고한 총부담세액은 32조7021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기업 총부담세액인 37조9619억원의 86.14%에 이르는 수치다. 반면 적자 등으로 법인세 총부담세액이 없는 법인은 21만2895개사로 전체의 46.2%에 달했다. 총부담세액은 당해에 법인이 신고한 법인세로 사업연도소득에 대한 법인세산출세액과 가산세액의 합계에서 공제감면세액을 뺀 액수다.
세수에서 나타나는 양극화는 기업뿐이 아니다. 상속과 증여에서도 소수의 부자들이 내는 세금 규모는 상당했다. 지난해 상속세를 신고한 5722명은 10조6591억원을 상속받아 무려 1조5545억원(결정세액)을 세금으로 냈다. 상속세 신고자 중에서도 최상위층이라 할 수 있는 57명은 1조8659억원을 받아 5042억원의 세금을 부담했다. 1인당 1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낸 셈이다.
증여세의 경우 지난해 12만7464명이 32조5071억원을 증여받아 3조8198억원의 세금을 냈다. 이 중에서도 상위 1%에 해당하는 1274명은 13조454억원을 증여받아 1조2933억원의 세금을 부담했다.
한편 2010년 소득에 대해 지난해 초 연말정산을 신고한 근로소득세 총결정세액은 15조6863억원이었다. 이 중 상위 10%의 근로자가 낸 세액은 10조6144억원으로 전체 세액의 67.6%에 달했다. 상위 30% 근로자의 부담액은 14조3630억원으로 총세액의 91.5%를 차지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